프랑스가 중국에 원전을 수출한다. 중국을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원전수출을 '선물'했다.
10일 중신망 등에 따르면 시 주석과 마크롱 대통령이 전날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양국은 항공·원전·IT 등 분야에서 50개항의 경제협력 프로젝트에 합의했다.
두 정상은 양국 기업가 회의에 참석해 프랑스 원자력그룹 아레바가 설계한 유럽형가압경수로(EPR) 수출을 기념하는 명판도 공개했다. 광둥성 타이산에 건설 중인 원전 1호기 사업이 '세계 첫 EPR 공정'이라고 확인하는 명판이다.
타이산 원전 프로젝트는 두 단계로 나눠 원자로 4기를 건설한다. 1단계로 중국 광핵그룹(CGNPC)과 프랑스전력공사가 100억유로(12조7785억원)를 공동 투자해 용량 1750㎽급 EPR 원자로 2기를 건설하는 사업이 추진 중이다. 1호기는 현재 원자로의 고온기능시험을 마무리했다. 2호기는 설비를 탑재하는 단계다.
마크롱 대통령은 “타이산에 건설되는 세계 첫 EPR 원전이 곧 가동되면 중국과 프랑스가 함께 중대 인프라 사업을 완수할 능력이 있음을 증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레바와 중국 국가에너지국(CNNC)은 중국에 사용 후 핵연료 처리공장을 건설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마윈 알리바바 회장, 류창둥 징둥그룹 최고경영자(CEO) 등 기업인과 30분간 비공개 좌담회를 가진 자리에서도 '세일즈'에 나섰다.
징둥은 향후 2년간 온라인 몰을 통해 20억유로 규모의 프랑스산 제품을 판매하고 1억유로의 프랑스 제품을 직접 구매키로 했다. 징둥은 프랑스 설비제조업체 피브(Fives)그룹과 1억유로 규모의 기술을 구매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한편 홍콩 빈과일보는 당초 중국이 프랑스에 대한 성의 표시로 에어버스 여객기 100대를 구매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전날 양국 정상이 배석해 체결된 협약 및 양해각서 항목에 에어버스 구매는 없었다고 보도했다. 에어버스의 톈진 생산라인에서 A-320 여객기 생산량을 월 6대로 늘리기로 합의하는 협약에만 서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프랑스의 대중국 수입액은 450억유로에 이르는데 대중국 수출은 150억유로로 무역 불균형 규모가 300억 유로에 달한다”며 “균형을 맞추려면 대중 수출을 더욱 늘리고 중국이 시장개방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