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북미 시장에서 65인치 이상 대화면 TV가 대세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영화와 스포츠 이벤트 등 가정 내 공동 시청 환경이 늘어나면서 대화면 TV 수요를 끌어올린다. TV 제조사도 대화면 TV 마케팅을 확대할 예정이어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1일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새해 북미 TV 시장에서 65인치 TV 판매량(금액 기준)은 올해 대비 37%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올해 45인치와 55인치 TV가 주력 모델이었다면 내년에는 65인치가 핵심 모델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대화면 프리미엄 TV 수요가 65인치 TV 판매를 견인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넷플릭스 등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를 이용하는 시청자가 늘면서 보다 큰 화면을 선호한다. 올림픽·월드컵·슈퍼볼 등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도 대화면 TV 수요를 이끈다는 분석이다. 미국 소매시장조시기관 갭 인텔리전스는 65인치 TV 판매량이 최근 2년 동안 33% 이상 증가했다면서 내년에도 이런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베스트바이 등 미국 가전제품판매업체는 대화면 TV를 포함한 대형 가전을 판매하기 위한 전용 매장도 꾸릴 것으로 알려졌다.
TV 제조사의 프리미엄 전략도 65인치 이상 대화면 TV에 맞춰져 있다. TV 패널 가격이 안정화되고 대화면 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확대 적용되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LCD 진영의 대화면 기조에 맞대응하기 위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주력 모델을 65인치 이상으로 바꾸고 있다. 지난해 11월 65인치 OLED 패널 생산량이 55인치를 넘어섰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인 QLED TV 65인치 이상 비중을 높여 대화면 TV 시장을 공략한다. 소니, 필립스, 뢰베와 중국 TV 제조사도 65인치 TV 화면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며 시장 공세를 펼친다.
TV 제조사가 65인치 시장에서 한판 승부를 예고한 가운데 가격이 승부의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OLED TV는 프리미엄 제품 출시가를 낮추면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추세다. LG전자는 2016년 올레드 TV(65인치)를 6000달러에 출시했지만 2017년에는 4000달러대로 약 30% 정도 가격을 낮췄다. 새해 출고가도 비슷한 수준이거나 좀 더 낮은 가격대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65인치 이상 대화면 TV 출시가를 고가로 유지하고 있지만, 가격을 인하하는 주기가 예년보다 빨라지고 있다. 보통 연말 성수기를 맞아 TV 가격을 대폭 낮추지만,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하반기부터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이 예상된다.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 시장 1·2위를 지키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뿐만 아니라 하이센스 등 중국 업체 참여로 가격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화면 TV 시장을 공략하는 업체가 늘면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성능뿐만 아니라 가격에도 신경 쓰고 있다”면서 “소비자 선택권을 늘린다는 취지도 있지만 경쟁 우위를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