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 배터리 때문에 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아이폰8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는 '스웰링' 현상으로 애를 먹은 지 얼마 안 돼 이번에는 성능 저하 의혹이 불거졌다. 논란의 핵심은 애플이 구형 아이폰 성능을 고의로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면에는 스마트폰 성능을 못 따라 가는 리튬이온 배터리 수명 문제가 있다.
지난해 벌어진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발화 위험성을 각인시켰다. 요즘처럼 추운 날씨엔 리튬이온 배터리의 성능이 크게 떨어진다. 전자담배나 노트북이 작동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애를 태우곤 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수명이 2~3년 정도로 짧고, 온도에 민감하다. 발화 위험성과 낮은 내충격성도 한계로 꼽힌다. 많은 기업이 배터리 수명과 성능을 올리는 연구에 자원을 쏟아 붓고 있다. 그러나 시원한 개선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활물질의 산화와 환원 반응을 통해 전기를 발생시키는 화학물질이다. 반도체처럼 공정을 미세화할수록 성능이 비약 향상되는 공식을 적용시키기 어렵다.
1991년 소니가 리튬이온 배터리를 상용화하며 니켈카드뮴이나 니켈수소 전지를 대체한 것처럼 아예 새로운 소재를 적용한 차세대 전지가 상용화돼야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 다만 차세대 전지가 상용화되려면 최소 5~6년은 더 걸릴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리튬이온 배터리가 많은 한계를 안고 있음에도 20년 가까이 왕좌를 지킬 수 있게 된 것도 그만큼 차세대 전지 상용화의 어려움을 대변한다.
최근 들어 배터리 성능 논란이 잦아진 것은 리튬이온 배터리 성능 향상 폭이 최신 전자제품의 요구를 못 따라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배터리 성능 혁신을 이루지 못하면 제2, 제3의 배터리 성능 논란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배터리 성능 혁신을 이룰 후보로는 여러 개가 있다. 리튬금속전지, 리튬황전지, 리튬금속전지 등이 거론된다. 안전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는 전고체 전지 상용화도 대안으로 꼽힌다.
지금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수명, 용량, 안전성을 대폭 개선할 차세대 전지 개발에 힘을 쏟을 때다. 차세대 연구에 앞서야 배터리 성능 논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