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금융은 핀테크에 이어 기술혁명의 접목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년 간편결제, P2P대출, 크라우드펀딩, 로보어드바이저 등 핀테크와 비트코인 같은 새로운 디지털상품이 약진했다. 앞으론 이뿐만 아니라 빅 데이터, 인공지능, 블록체인과 같은 인프라 기술혁명의 도입과 활용도 빨라질 전망이다.
빅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시대의 원유라 불릴 정도로 핵심 분야지만, 금융분야는 그동안 개인정보보안 이슈에 묶여 기술개발과 활용이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이젠 금융에서도 빅데이터 활용경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단초는 올해부터 유럽에서 도입하기로 한 결제서비스지침(PSD2). 당사자 동의에 따라 소비자 금융정보이전을 허용함으로써, 소비자편익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금융서비스경쟁을 유도한다는 게 골자다.
미국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는 만큼, 글로벌 금융시장에선 2018년이 금융 빅 데이터 활용원년이 될 거란 얘기가 나온다. 우리나라도 빅데이터가 금융부문 혁신성장의 핵심이슈인 점을 감안하면 향후 이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규제완화와 업계에서의 빅 데이터 구축, 활용이 화두가 될 전망이다.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도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이미 기술적 완성도가 높은 미국에선 금융회사들의 영업부문에서 부정거래 잡아내기, 고객 신용도평가, 챗봇(Chatbot)을 통한 대고객서비스제공 등이 확대되고 있다. 일부 대형사에선 영업뿐 아니라, 백오피스업무에도 인공지능기술을 활용한다. 소위 RPA(로보틱스 프로세스 오토메이션). 한마디로 직원이 컴퓨터에서 행하는 작업절차를 소프트웨어로 개발, 자동화시키는 기술이다.
예컨대 제이피모건체이스는 법인대출계약서 내용을 자동확인하는 COIN이란 소프트웨어로 연 36만시간 걸리던 작업시간을 단 몇 초에 끝내는 엄청난 효과를 올리고 있다고 한다. 새해 우리 금융업계도 인공지능을 통한 서비스경쟁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뱅킹부문은 챗봇 차별화가 예상된다. 일반상담뿐 아니라 가계장부, 자산관리 등 서비스다양화 경쟁이 빨라질 전망이다. 미국 등 글로벌 자산운용업계에선 로보어드바이저의 성장세가 대단하다. 자본시장의 글로벌 경쟁력제고를 위해선 대형증권사뿐 아니라 로보어드바이저 육성을 적극 고려할만하다. 경쟁력만 있으면 소규모업체로도 세계를 제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비대면거래 규제완화가 필요한 이유다.
마지막으로 '20세기가 인터넷이라면 21세기는 블록체인'이라고 한다. 그만큼 블록체인이 경제와 시장구조를 통째로 바꿀 수 있는 혁명적 파워가 있단 얘기다. 핵심은 블록체인의 위변조 보안능력. 블록자체가 거래의 위변조위험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헤드쿼터(CPU) 또는 제 3자 검증비용이 불필요하다. 특히 다가오는 사물인터넷(IoT)시대엔 사물간의 금융거래도 엄청 늘기 때문에 거래비용축소가 필수다. 정부는 블록체인 적극육성방침이다. 문제는 업계. R3 프로젝트, 비자마스터의 블록체인기반 기업결제서비스 출시 등 글로벌 경쟁이 거세질 것인 만큼, 내부 인센티브 제공 등 적극적 업계대응이 요망된다.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핀테크지원센터장 ysjung1617@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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