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료원이 KT와 합작해 설립한 후헬스케어 전면 개편을 추진한다. 사명 변경과 함께 의료분야 정보통신(IT) 아웃소싱 업체로 키운다.
26일 연세의료원에 따르면 후헬스케어는 내년 1월부터 파이디지털헬스케어로 사명을 변경하고 의료 IT아웃소싱(ITO) 분야에 집중한다.
장혁재 후헬스케어 대표는 “내년 1월부터 후헬스케어를 파이디지털헬스케어로 사명을 변경하고, 추가 출자해 정상화에 노력할 것”이라며 “연세의료원, KT를 포함해 제3자 투자유치를 유도해 회사 규모를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후헬스케어는 2012년 연세의료원이 KT와 손잡고 세운 의료IT 기업이다. 자본금 10억원을 연세의료원과 KT가 각각 51%, 49% 투자했다. 출범 첫해 '스마트 의료 에코시스템' 등 중소병원 대상 경영지원 서비스 등을 제공했다. 건강관리, 의료IT 시스템 개발 등으로 2016년까지 누적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했다. 설립 5년이 지났지만 연 매출은 100억원을 밑돈다. 매출 상당수가 IT가 아닌 의료·제약 통합구매대행(GPO)에 쏠렸다.
병원 업계 관계자는 “후헬스케어는 KT를 포함해 외부 투자가 줄면서 의료 차세대 시스템 구축 등 외부 굵직한 사업 수주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연세의료원은 KT와의 협업관계와 정체성을 재정립한다. 의료IT 시장 규모를 키우고, 결과물에 대해 협력사와 균등하게 분배한다. 이런 의미를 담아 사명을 '파이디지털헬스케어'로 변경한다. 주력 분야도 ITO로 설정했다. 솔루션 사업보다는 시스템통합(SI)이나 유지보수 영역이 현실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당장 내년부터 연세의료원 ITO 사업을 수행한다.
장 대표는 “내년 연세의료원 ITO 사업을 진행하면서 외부 병원 수요도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의료원은 자체 수행하던 시스템 유지보수를 외주에 맡기면서 전문성 향상을 기대한다. 기존 내부 인력은 의료 빅데이터 분석, 컨설팅 전문 인력으로 양성한다. 연세의료원을 포함해 KT도 증자를 검토한다. 외부 투자도 유치해 기술과 인력을 확보한다.
파이디지털헬스케어가 병원-통신사 합작사 부진 '징크스'를 깰지 주목된다. 기존 후헬스케어 외에 서울대병원과 SK텔레콤도 같은 해 합작사 헬스커넥트를 설립했다. 2015년 기준 매출 62억원에 1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병원은 합작사 설립으로 디지털헬스케어 등 솔루션, 서비스 사업 확대를 도모한다. IT를 보유한 통신사와 협업해 자금과 기술을 확보한다. 통신사는 성장 잠재력이 큰 병원을 고객으로 확보한다. 디지털헬스케어 핵심인 디지털 기기 판매도 노린다.
병원-통신사 협업은 각종 규제, 사회적 분위기 등으로 사업이 어렵다. 병원 영리화, 의료정보 상업화 등 비판 목소리가 높다. 의료법, 개인정보보호법 등 각종 규제도 걸림돌이다. 실제 헬스커넥트도 당뇨병 관리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했지만, 원격의료 금지 규제로 해외에서만 사업을 펼친다.
병원 업계 관계자는 “병원-통신사는 디지털헬스케어 시장을 겨냥한 전략적 동반자지만, 영리화에 따른 부담으로 국내 사업에 어려움이 있다”고 분석했다.
KT는 “연세의료원과 설립한 합작사는 국내 헬스케어 시장 공략 측면에서 활용 가치가 높다”면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증자를 포함한 여러 옵션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