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항공정비 전문기업 설립…사업자는 'KAI'

국내 첫 항공정비(MRO) 전문회사가 내년 말 경남 사천에 설립된다. 연간 9400억원에 달하는 해외 정비 수요를 국내에서 소화한다. 2026년까지 2만여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국토교통부는 'MRO 사업계획 평가위원회' 심의결과를 토대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정부지원 항공 MRO 사업자로 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

국내 항공사는 자체 기반을 갖춘 대한항공을 제외하고는 해외 외주를 통해 기체나 엔진을 정비했다. 대부분 저비용항공사(LCC)는 국내에 정비를 맡길 곳이 없어 중국·몽골까지 찾아갔다.

평가위원회는 KAI가 항공기 제조사로서 MRO 사업추진 기반이 충분하고 B737항공기 개조 경험이 있어 정비업 경영에 필요한 역량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경상남도가 700억원에 달하는 부지를 임대해주기로 해 부지 문제도 해결했다. 주변에 항공우주산업단지가 있고, 항공 관련 협력업체도 60여개가 있으 MRO클러스터 형성도 기대된다.

MRO 시장 전망도 정부의 MRO 설립 추진 배경이다. 2016년 국내 MRO 수요는 2조9000억원이다. 연평균 5.1% 성장으로 2025년에는 4조3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KAI는 국내외 투자를 받아 특수목적회사(SPC) 형태로 MRO전문회사를 설립한다.

한국공항공사가 19.9%, KAI가 58.6% 지분을 갖는다. 국내에서는 하나금융투자, 현대위아 등 4개 기업이, 해외에서는 AAR 등이 참여한다.

내년 3월에 MRO 전문기업을 설립하고 정비인력채용 등 사업 준비를 10월에 완료한다. 국토교통부로부터 정비조직인증(2018년 11월)을 받아 12월부터 사업을 시작한다. 2019년까지 미국(연방항공청) 등 해외항공당국의 정비능력인증을 받아 해외물량 수주에 나선다.

2026년까지 2만 여명의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항공 정비 직종은 임금이 높아, 청년층에 인기가 높은 직종이다. 국내 46개 교육기관이 매년 3300여명의 정비사를 배출하지만 국내 전문 기업이 없어 수요를 충족하지 못했다.

내년 말 MRO가 설립되면 단기적으로 KAI는 100명, 장기적으로 2000명을 직접 고용한다. 간접 고용을 포함하면 5600명, 협력업체 1만4000여명 일자리 창출이 예상된다.

항공기 정비의 국내 전환으로 항공업계가 절감할 수 있는 비용도 연간 약 44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항공기·엔진·부품 등 정비체계 구축을 통한 부품제조업 등 항공기 제작산업과의 동반 성장도 유도할 수 있는 등 유무형의 경제적 창출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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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정비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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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O 시장 규모. 제공 = 국토교통부

구본환 국토부 항공실장은 “항공 정비사는 세계적으로도 수요가 높은 글로벌 인기 직종”이라면서 “전문기업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내 항공사 정비현황>

국내 항공사 정비현황

문보경 산업정책부(세종)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