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는 미국 망중립성 폐지 이후를 주목한다. 과연 미국 ISP가 자국 콘텐츠사업자(CP)로부터 추가 망이용대가를 받는 사례가 나오는 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망중립성이 공식 폐지되면 미국 ISP는 인터넷 트래픽을 관리하는 권한을 획득한다. 트래픽 양이 과도한 사업자에 추가요금을 요구하고, 말을 듣지 않으면 속도를 제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유튜브나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동영상 트래픽이 많은 CP가 이런 대상이 될 수 있다.
미국에서 망이용대가를 추가 지불하는 사례가 나오면 이를 우리나라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국내 ISP는 기대한다.
글로벌 CP는 세계에 공통 캐시서버 정책을 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미국 내에서 망중립성 폐지로 인한 망이용대가 추가 지불 사례가 생기면 외국에서도 지불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 ISP 협상력이 올라가는 셈이다.
미국에서는 2014년 넷플릭스가 북미 4대 ISP인 컴캐스트, 버라이즌, AT&T, 타임워너와 연이어 추가 망이용대가 계약을 체결한 전례가 있다. 당시 미국 인터넷 트래픽의 3분의 1을 잠식한다는 말을 들을 정도였던 넷플릭스가 전송 속도를 높이기 위해 추가요금을 낸 것이다.
망중립성 폐지로 넷플릭스 같은 사례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 ISP는 구글, 페이스북 등 국내에서 인기가 많은 서비스에서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면 향후 망이용대가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