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수소 생산 효율을 네 배 높인 고효율 수전해전지 기술을 개발했다.
김건태 UNIST 에너지및화학공학부 교수팀(이하 김 교수팀)은 임탁형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 연구원, 신지영 숙명여대 교수와 공동으로 기존보다 전기를 적게 쓰고 수소는 더 많이 얻을 수 있는 '하이브리드 고체산화물 수전해전지'(하이브리드 SOEC)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하이브리드 SOEC는 ㎠당 1시간에 1.9L의 수소를 만들 수 있다. 기존의 SOEC보다 4배 높은 생산 효율이다.
물을 전기분해해서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는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는 물론 별도의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청정 기술이지만 전기 사용량이 많다.
반면에 두 전극과 전해질이 모두 고체인 SOEC는 구조가 간단하고 전해질 보충이나 부식 문제가 없다. 고온에서도 작동, 화학반응에 필요한 전기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
김 교수팀은 SEOC 전해질의 숨겨진 특성을 찾아내 한쪽 전극에서만 일어나던 물의 전기분해 반응을 두 전극에서 모두 일어나도록 했다.
기존 전해질은 산소 이온이나 수소 이온 가운데 하나만을 다른 전극으로 전한다. 산소 이온 전달 전해질을 쓰면 연료극에서 물의 전기분해 반응이 일어나 수소가 나온다. 이때 산소는 전해질을 통해 공기극으로 배출된다. 반대로 수소 이온을 잘 전하는 전해질을 사용하면 공기극에서 물의 전기분해가 일어나 산소가 나온다. 이때 수소는 전해질을 통해 연료극으로 배출된다.
김 교수팀은 수소 이온 전도성 전해질의 구동 환경을 제어하는 방법으로 두 이온이 모두 지나다닐 수 있는 '혼합 이온 전도성 전해질'을 개발했다. 이 전해질을 적용한 하이브리드 SOEC는 양쪽 전극에서 물의 전기분해가 일어나 수소 생산량이 크게 증가했다.
김 교수팀은 하이브리드 SOEC 전극에 전기화학 특성이 우수한 '이중층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을 사용, 전지 성능을 극대화했다.
김 교수는 “기존의 수전해 장치들과 성능을 비교해도 수소 생산에 필요한 전기 에너지 소모가 가장 적었다”면서 “신재생에너지 기술로 생산한 전기를 이용해 물을 분해하고 수소를 생산하기까지 전 과정에서 오염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 것은 물론 에너지 저장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