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 실적이 낮은 주파수를 반납, 효율성을 높이자는 주파수 반납제도 취지는 그 자체로 긍정적이다. 유한한 자원인 주파수를 적재적소에 활용, 이용 가치를 극대화하는 게 목적이다.
그러나 제도 도입 여부는 편익과 부작용을 철저히 검토해 결정해야 한다. 제도 도입에 따른 주파수 반납 사업자에 대한 페널티 경중, 반납 시기 등 논의할 사항이 적지 않다.
◇주파수 수요 예측 어려워…유연성 필요
주파수 반납제도는 전파법 미비점을 보완, 주파수 수요에 따른 공급 제도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게 핵심이다. 반납 제도가 없어 할당 시 부여한 할당 기간만큼 이용해야 하는 현행법을 개선하자는 취지다.
이동통신사를 비롯한 주파수 이용자는 주파수 이용률이 낮아도 이용기간 만료일까지 반납이 불가능하다. 할당받은 주파수를 이용하지 않으면 할당대가는 모두 납부하면서 이용기간 단축, 할당 취소 등 페널티를 받는다.
이에 따라 개정안에는 가입자가 급감하는 2.3㎓ 대역 와이브로 서비스, 국제 표준 미비로 5년째 투자가 없는 KT 800㎒ 대역 같은 사례를 막자는 취지가 담겨 있다. 특히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에는 기술과 통신 환경이 급변해 주파수 수요 예측이 어려운 만큼, 주파수 제도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주파수 이용효율 제고 필요
주파수 반납제도를 찬성하는 전문가들은 주파수 이용효율 제고를 강조한다. 박덕규 목원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주파수 공급과 관리에 중점을 두지만 이용효율 제고 정책은 초기 단계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주파수 효율 이용은 새로운 주파수 확보에 효과를 낼 수 있다”면서 “전파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용효율 제고 정책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파수 반납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은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기존 이용자의 비효율 주파수 반환을 유도하고 있다는 게 박 교수 설명이다.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는 보상경매 규정을 마련, 주파수 이용권 일부나 전부를 자발적으로 포기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박 교수는 “이용권자가 자발적으로 주파수 반환이 가능한 근거를 마련하고 장관 승인사항으로 재량권을 부여하면 된다”며 “반납한 주파수를 실수요자에게 다시 할당할 수 있어 효율적인 주파수 이용뿐만 아니라 정부 주도의 2차 시장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파법 근간 흔들 수도
주파수 관리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 일부 전문가는 주파수 반납 제도 취지는 공감하지만, 편익 못지않게 부작용도 우려되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교수는 “주파수 반납 필요성은 인정한다. 그러나 투자를 저해할 수 있어 오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업자가 주파수를 할당받은 후 이용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면 더 이상의 망 투자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그는 통신사 설비투자는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또 반납한 주파수는 한동안 이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오히려 이용 효율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주파수 반납제도가 경매 시 경쟁사 견제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 경매제도 혼란을 부추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전파법의 근간을 뒤흔들 것이란 주장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 조기 반납 시 페널티 제도 등이 필요하지만, 페널티 수준과 효과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무엇보다 소중한 주파수를 선택했고 이를 이용하지 않고 조기 반납하는 것은 사업자 귀책사유이기 때문에 주파수 이용 효율성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5G 경매 다가와…신중히 논의해야
주파수 반납제도를 둘러싼 찬반 대립이 첨예한 만큼 법률 개정안 통과는 미지수다. 내년에 5G 주파수 경매가 예상되기 때문에 제도 개선은 그 이후에 논의해도 늦지 않다는 주장도 많다.
수 기가헤르츠(㎓)에 달하는 주파수가 경매에 나오는 만큼 어느 때보다 철저한 검토와 신중함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 전까지는 현행 전파법을 활용, 주파수 이용 효율성을 높이자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는 2000년에 주파수 '양도' '임대' 제도를 도입했다. 경매를 포함해 비용을 지불하는 대가할당의 경우에 한해 할당 3년 이후 정부 승인을 받고 주파수를 양도하거나 임대하는 제도다. SK텔레콤이 이 제도를 활용해 위성DMB 주파수를 자회사에 양도한 적이 있다.
그러나 경쟁사 간 주파수 양도나 임대 사례는 전무하다. 주파수를 양도나 임대 하더라도 해당 주파수 이용기간이 남은 기간만큼만 이용할 수 이용할 수 있는데다 경쟁사에 주파수를 양도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행 제도를 보완해 활성화하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주파수 반납제도를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주파수 반납제도 찬반 주장>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