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소프트웨어는 문화다

인류 문명사에서 '문화'는 사람이 생존하기 위해 '주어진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능력'과 연관돼 있다. '일상생활에서 서로 공유하는 공동체 관념'으로 정의된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오늘날의 인류는 '스마트폰 문화'나 '정보기술(IT) 문화'라 한다.

문화는 시대 변화로 새로 창출되는 다른 문화와 충돌한다. 4차 산업혁명이 여기에 해당한다. 4차 산업혁명 중추에는 소프트웨어(SW)가 있다. SW 혁명으로 육체노동은 물론 정신노동도 자동화와 지능화로 대체되고 있다. 급변하는 시대에 SW는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려는 생존 본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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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주 경북대 교수

변해진 세상에서 중요한 질문은 '어떻게 문화 공동체를 유지할 것인가'다. '정답이 없는 문제를 스스로 탐색하고 해결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많은 나라가 SW 교육에 집중하고, SW 산업에 관심을 두는 이유다. 구성원이 SW 기반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우리는 산업과 문화 대변혁기에 있다. 노동 시장 변화, 경제 파괴 또는 혁신 등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지능형 SW 중심으로 대응해야 한다. 노동 환경에서 일부 일자리는 사라지겠지만 더 많은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된다.

어떤 기업은 이윤이 늘어날 수 있다. 교육 방법, 제도 개선, 4차 산업혁명, 코딩, 직종 간 손해와 유익 분석, 대학 교육 변화, SW 교육 등 논의는 거세고 많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구체화시킨 방법론을 제시하기 어렵다. 성과를 이루기 위해 바늘허리에 실을 꿰지 말고 자연스러운 문화 흐름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현명하다.

문화의 흐름과 변화 중심에 SW가 있다. 개인용컴퓨터(PC) 시대는 지났다. 지능정보기술,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이 산업 구조를 바꾼다. 우리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비전은 초연결 세대에 해당하는 우리 젊은이들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디지털 세대에 이은 최근 초연결 세대는 SW를 하나의 문화로 인식한다. 대부분은 이미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컴퓨팅 사고'를 한다. 초·중·고등학교와 대학 교육 내용이나 방법이 컴퓨팅 사고를 못 따라 간다. 학생에게는 SW 공부가 재미없는 노력이 될 수밖에 없다.

SW 교육에서 SW는 단순한 코딩이 아니라 생존 본능과 연관된 문화라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접근해야 한다. 다른 분야를 탐험하고, 비판하고, 스스로 결정하고, 실행에 옮기는 도전 정신을 지녀야 한다. 초연결 세대는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조금만 신경 쓰면 새로운 문화의 변화를 쉽게 받아들이고 적응한다. 이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교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육 방법은 온라인 수업, 거꾸로 교실, 토론과 실습 중심, 자기 주도형 학습 등 다양하다. 학생뿐만 아니라 평생학습과 직업교육 등도 연계한다. 학부모·교사·교수는 물론 기업이나 기관 담당자, 공무원까지도 의식 전환이 요구된다.

초연결 세대는 컴퓨팅 사고력을 바탕으로 생활하기 때문에 어떠한 리더가 필요한지를 알고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SW 문화 공동체에서 지식은 이미 인터넷에서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

단순히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학습하고, 종합 사고하고, 다양한 지식을 서로 연관시키는 능력을 길러 줘야 한다. 연관 능력은 사람과 사람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간에도 적용된다. SW 교육에서 정해진 문제를 제한된 시간 안에 원하는 답이 나오도록 하는 프로그래밍에 초점을 두는 것은 위험하다. 프로그램 방식을 외우는 단순한 교육이 될 뿐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SW 중심사회 실현을 위해 'SW중심대학지원사업'을 추진한다.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SW 기초 교육과 SW 융합 교육을 한다. SW 리더 양성을 위한 SW 전공 교육과 초·중·고교생 대상의 SW 가치 확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SW 기초 교육에서는 SW 사고 기법, SW와 문제 해결 등 전교생 대상의 컴퓨팅 사고 능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교과 과정을 개편했다. SW와 타 학문 융합으로 취업 활성화를 도모한다. 지역 초·중·고교생은 물론 지역 사회 대상으로 SW의 중요성을 전파하고 확산한다.

패러다임은 바뀌었다. SW 없이는 문화 주인이 될 수 없다. 생존하기 어려운 시대다. 대학과 사회도 서로 협조해야 한다. SW 중심대학이 개척자로서 새로운 시대 문화를 꽃피워야 한다.

고석주 경북대 소프트웨어교육센터장(교수) sjkoh@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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