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해외권역본부 자율경영 체제…정몽구 회장 “현장에 답있다”

현대·기아자동차가 효율적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해외 각 조직에 최대한 권한과 책임을 넘겨 '자율경영' 체제를 갖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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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현대·기아차(회장 정몽구)는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글로벌 주요 사업 현장에 권역별 '자율 경영시스템'을 도입하고, 현지 조직이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본사의 역할과 기능도 일부 조정한다고 26일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해외 주요 시장별로 '권역본부'가 출범하고, 이 권역본부가 해당 지역의 상품 운용, 현지 시장 전략, 생산, 판매 등을 통합 기획·관리하게 된다. 기존 체제에서는 본사 해외영업본부가 상품을 포함한 주요 전략을 제시하고 생산과 판매까지 총괄적으로 지휘해왔다.

권역본부 중심의 해외 주요 시장 현지 '자율경영' 체제는 내년 현대차 북미·인도, 기아차 북미 지역을 시작으로 계속 확대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권역별로 더 정교한 현지 맞춤형 상품 전략과 운영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현지 조직의 권한과 책임이 커지면 해외 우수 인재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현대·기아차는 본사 주도로 해외 거점을 늘리며 빠르게 성장해왔다. 하지만 최근 현대·기아차는 정보통신기술(ICT) 등 다른 업계와의 경쟁, 중국시장 성장 둔화, 신흥시장 경제 위기, 선진국 시장 저성장, 일본·미국 경쟁사 경쟁력 회복, 중국·인도 등 후발업체 부상 등 여러 도전에 직면한 상태다.

이처럼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 환경에 대응하고 계속 성장하기 위해 민첩하고 유연한 글로벌 현장 조직의 필요성이 대두했고, 이번 조직 개편도 같은 맥락이라는 게 현대·기아차의 설명이다.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평소 "현장에 답이 있다"고 지속해서 강조해왔다. 정몽구 회장은 최근에도 “임직원 모두가 책임감을 갖고 각 부문이 자율적으로 업무를 추진하는 조직 문화를 구축하라”고 자율성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권역별 자율 경영시스템 도입에 앞서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미 지속적으로 현장 중심의 의사 결정 체계를 강화해 왔다. 지난 8월 중국 사업본부와 연구개발 본부를 한곳에 모아 별도의 중국제품개발본부를 출범시켰고, 지난달에는 중국 현지 맞춤형 커넥티드 카(정보통신 연계 차량) 기술과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중국 빅데이터센터를 열었다.

권역별 자율 경영시스템 도입과 함께 본사 역할도 '현장 지원'에 초점을 맞춰 조정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월 신사업 발굴과 미래 혁신기술 개발을 총괄하는 '전략기술본부'를 신설한 데 이어, 이번에 마케팅과 고객채널 등 고객 접점 부문을 통합해 '고객 경험본부'를 새로 만든다. 고객 경험본부는 글로벌 현장의 차별성을 반영하면서도 전체 브랜드 통합 전략과 마케팅을 기획하고 각 현지에 전달할 예정이다. 아울러 전사 관점에서 판매, 서비스 등 딜러 관리와 관련된 방향도 제시하고 지원한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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