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쓰지 않겠다던 '탈원전' 두번 언급한 文 대통령, 그 배경은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탈원전'이란 용어를 두 번이나 언급했다. 최근 청와대가 '탈원전' 단어 사용을 꺼린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청와대는 앞으로 '탈원전'과 '에너지 전환' 등을 혼용해서 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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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탈원전을 비롯한 에너지 전환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실제로 원전의 수가 줄어드는 것은 다음 정부부터”라며 “다음 정부가 탈원전의 기조를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천연가스와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최근 탈원전이란 말이 마치 원전을 '악(惡)'으로 여기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고 판단, '에너지 전환 정책'이란 이름으로 바꿔 사용했다. 그러면서 이는 40%에 육박하는 원전 비중을 낮추고 에너지를 다변화 하겠다는 전략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급진적인 '완전 탈핵'이 아님에 초점을 뒀다.

청와대 관계자는 “에너지 전환 정책은 탈원전을 비롯해 탈석탄 등을 모두 포함한 개념”이라며 “상황에 맞게 탈원전과 에너지 전환 정책은 혼용해서 쓸 것”이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현 정부에서 원전이 늘어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월성 1호기 가동을 중단해도) 현 정부에서는 4기 원전이 새로 가동돼 원전 수와 발전용량이 더 늘어난다”고 말했다.

원전해체연구소 설립 의지도 밝혔다. 동남권에 원전해체연구소를 설립해 원전 해체에 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탈원전 이후 우리 원전산업의 아킬레스건인 원전 수출 관련해서는 “해외 원전 해체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는 말로 대신했다. 원전 수출은 우선 지원순위가 아님을 단면으로 보여줬다.

문 대통령은 탈원전과 별도로 공론화 과정에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공사중단이라는 저의 공약을 지지해주신 국민께서도 공론화위 권고를 존중하고 수용해주시길 바란다”면서 “이번 공론화 경험을 통해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는 다양한 사회적 대화와 대타협이 활발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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