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첨단로봇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에 쓰이는 필수 광물자원의 비축 목표량이 없거나 재고량이 현저히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비축을 담당하는 조달청과 광물공사의 업무가 중복되는 등 비축사업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이다.
19일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감사원은 올해 초 광물자원 비축관리 실태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고 이와 같은 문제점을 담은 감사 결과를 곧 발표한다.
광물자원공사는 지난 9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5대 핵심 광물자원으로 리튬(Li), 코발트(Co), 망간(Mn), 니켈(Ni), 텅스텐(W)을 선정했다. 이 광물은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반도체 등에 사용된다.
광물자원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자원 가격 급등에 대비하기 위해 조달청과 광물자원공사가 각각 15개, 10개 품목의 비철·희소 금속 비축 목표량을 세워 관리한다.
조달청이 코발트, 리튬, 니켈, 망간 등 4개 품목을 비축한다. 광물자원공사는 텅스텐 1개 품목만 관리한다. 이들 5개 품목은 품목당 55일에서 80일 분을 목표로 총 1만4925톤을 비축했다.
망간이 9732톤으로 비축량이 가장 많았지만 목표량조차 없이 부실하게 관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튬의 비축량은 목표량 1400톤의 34.6%에 불과했다.
감사원은 해외 자원개발과 비축 업무가 연계되지 못하는 탓에 조달청이 2013년부터 광물공사가 해외에서 생산한 니켈 등의 국내 도입량을 고려하지 않고 목표량을 과잉 설정해 비축했다고 밝혔다. 양 기관의 비축기준이 상이하고 일부 업무가 중복되는 등 비축사업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됐다고 지적했다.
2013년 산업부 주도로 조달청과 광물공사는 이원화된 비축 업무의 협업체계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다음 해에는 일부 비축 품목을 조정하기로 합의했으나 기관 간 입장 차이로 인해 최종 결렬된 것으로 드러났다.
정유섭 의원은 “산업부가 5년 주기로 수립하는 광업기본계획에 금속자원 비축계획을 편입하고, 조달청과 광물공사가 품목별로 비축계획을 수립하는 총괄 조정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전략적 관리가 필요한 광물자원 비축사업이 두 기관의 이해관계 갈등 때문에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일원화된 비축관리 체계로 조속히 조정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