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외산가전 게 섰거라"... 가전업계 '매스티지' 바람

가전업계에 매스티지 바람이 거세다. 국산 가전으로도 명품 수입과 같은 감성을 선사하기 위한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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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발뮤다 그린팬S 이미지.

17일 업계에 따르면, 신일산업은 명품 수입 선풍기를 대체할 만한 디자인의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차별화된 벽걸이형 디자인으로 고가 외산 제품이 주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선사할 예정이다.

고가 외산 선풍기에의 수요가 늘어나자 프리미엄 제품군 확대에 나선 것이다. 국내에서 인기 있는 수입 선풍기로는 다이슨, 발뮤다, 패튼(PATTON) 등이 있다. 이 중 발뮤다 선풍기는 50만원 대의 높은 가격에도 국내 진출 이후 연간 5000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신일산업 관계자는 “수입산 고가 선풍기를 대체할 만한 프리미엄 선풍기를 개발하고 있다”면서 “제조사 차원 사후관리서비스(A/S)를 받을 수 있는 국산제품으로도 고가 외산 제품과 같은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종의 '매스티지 마케팅' 전략이다. 매스티지란 대중을 뜻하는 '매스'와 명품을 뜻하는 '프레스티지'의 합성어로, 대량생산 됐음에도 명품 감성을 제공하는 상품을 의미한다. 중산층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는다. '준 명품'이라는 용어로도 쓰인다.

화장품업계에서는 미샤 '보라병'이 대표적인 사례다. 미샤는 2011년 에스티로더 대표 상품 '갈색병'과 성분은 유사하지만 가격은 저렴한 '타임 레볼루션 나이트리페어 보랏빛 앰플'을 출시했다. 현재 누적 판매 수량이 300만병을 넘어서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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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외산 선풍기가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다이슨 퓨어 쿨링크 타워형 이미지

가전업계에서는 무선 청소기가 대표 사례다. 다이슨 V8이 인기를 끌자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각각 상 중심 무선청소기 '파워건'과 '코드제로 A9'을 출시했다. 기존 디자인과 브랜드를 고수하는 대신 고가 외산 청소기를 견제하는 데 나선 것이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웠던 기존 '매스티지'와 달리 프리미엄에는 프리미엄으로 승부하는 점도 특징이다. 다이슨이 이달 공개한 '다이슨 V8 카본 파이버' 출고가는 109만8000원, 삼성 파워건 79만9000원~119만9000원, LG 코드제로 A9은 89만~129만원이다.

초기 패션잡화, 의류, 화장품에서 시작한 매스티지 트렌드가 가전과 가구 시장으로 지속 확산될 전망이다. 가전 시장에서도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높은 비용을 지불하는 젊은 소비자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매스티지를 선호하는 소비자는 일반적인 제품의 가격보다 최고 10배까지도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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