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급형 디지털 카메라가 특화 기능을 앞세워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는 데 나섰다. 스마트폰 카메라에 빼앗긴 시장을 찾기 위해 신 기능으로 무장한 것이 특징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카메라 업체가 특화 성능을 앞세워 보급형 카메라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 올림푸스한국은 반려동물 촬영에 최적화된 미러리스 카메라 'OM-D E-M10 Mark III'를 선보였다. 자동초점(AF) 기능을 대폭 강화해 움직임이 많은 반려동물을 순간 포착할 수 있게 한 점이 특징이다.
캐논 하반기 신제품 'EOS 200D'는 초보자도 쉽게 촬영할 수 있게끔 설계됐다. 세계 최경량의 406g으로 출시돼 여자도 한 손으로 잡기가 편하다.
샘플 사진 기능을 지원하는 점도 특징이다. 기존 카메라는 조리개값, 화이트밸런스 등 촬영 옵션을 수치값으로만 제공해 초보자가 사용하기 어려웠다. 반면, EOS 200D는 샘플 사진으로 보다 용이하게 옵션을 조정할 수 있게 했다.
소니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 'a5100'은 셀피와 인물 촬영에 최적화됐다. 화사하고 잡티 없는 피부로 이미지를 자동 보정해주는 소프트스킨 기능을 앞세워 인기를 끌었다. a5100은 2015년과 2016년 전체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에서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아빠 카메라'로 이름을 알린 니콘 D5500도 주목할 만하다. '손떨림 방지 모드'를 탑재, 움직임이 많은 아이들을 촬영할 때 적합하다. 셔터스피드와 조리개값이 설정된 자동모드도 편리하다. 니콘 D5500은 이런 특징을 앞세워 최근 6개월 간 전체 DSLR 카메라 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동영상을 쉽고 빠르게 촬영하고 싶은 소비자라면 후지필름 미러리스 X-T20이 안성맞춤이다. 드라이브 다이얼에 동영상 옵션을 추가해 녹화 모드로 즉시 전환 가능하다. 바디 기준 출고가 99만9000의 중간 가격대 카메라지만 4K 영상 촬영도 지원한다.
업계에서는 카메라 성능 전반을 강화하면 비용 상승이 수반된다는 점을 고려, 특정 고객층을 겨냥한 성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한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 소비자는 전반적인 사양보다는 필요한 기능 유무에 따라 카메라를 구매한다는 점을 반영했다. 집중 개선한 성능을 차별화 포인트로 삼아 마케팅에 활용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보급형 카메라도 특정 부분에서는 프리미엄급 카메라 못지 않은 기능을 탑재하는 것이 추세”라면서 “스마트폰 카메라와 차별화될 수 있는 성능으로 소비자 구매 욕구를 자극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