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USTR 대표 "한미 FTA 개정 협상 희망"…자국서도 힘빠지는 '폐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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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한미 FTA 폐기 검토'를 언급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는 달리 미 통상당국은 개정 협상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풀이된다.

멕시코를 방문 중인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5일(현지시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현대화'와 관련한 2차 협상 후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밝혔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한미 FTA가 폐기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 하고 있는 협상이 있다”며 “한국과 성공적인 논의를 하고 우리 관점에서 보는 협정의 문제가 잘 풀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2일 “한미 FTA 폐기 여부를 다음 주부터 논의하겠다”던 트럼프 대통령 언급과는 다른 것이다. 당장 한미 FTA를 폐기하기보다는 개정 협상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라이트하이저 대표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FTA 폐기 언급 이후 북한 6차 핵실험과 자국내 반대 여론 등으로 상황이 급변한데 따른 수위 조절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 이후 한미동맹 결속을 해치는 FTA 폐기에 반대한다는 미국 내 여론이 비등해졌다.

미 상원 재무위 의장과 하원 세입위 의장을 포함한 여야 의원 4명은 성명을 통해 “북한의 핵실험에 따라 강력한 한미동맹의 필수적 중요성이 강조됐다”며 한미 FTA 폐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두 대통령 아래에서 협상이 이뤄지고 의회가 승인한 한미 FTA는 한미동맹의 핵심 요소”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이 협정에서 철수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미 FTA 개선을 위한 논의는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한미 FTA를 둘러싼 어떤 논의도 미국 의회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서 폐기보다는 개정 협상에 힘이 쏠리는 형국이다.

미국 업계를 대표하는 미국 상공회의소도 한미 FTA 폐기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톰 도너휴 회장은 성명을 통해 '무모하고 무책임한' 한미 FTA 폐기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도너휴 회장은 “(한미 FTA 폐기) 움직임은 미국인 일자리 하나 만들지 못하지만 많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며 “대통령에게 투표한 중부지역 주들이 한미 FTA 폐기로 농업과 제조업 상품 수출 감소 등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내 반발이 만만치 않은 만큼 트럼프 발언대로 미국이 한미 FTA 폐기 절차에 돌입하기에는 힘들 전망이다. 우리 통상 당국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이에 대비한다는 입장이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한미 FTA 협상에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카드를 갖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차분하고 당당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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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양종석 산업정책(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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