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하비'로 미국발 에너지 대란 우려

미국 동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로 항만이 폐쇄되면서 엿새째 멕시코만 연료 수출이 중단됐다. 이로 인해 미국산 액화석유가스(LPG)가 끊기고 중동 LPG 가격이 치솟았다. 미국발 에너지 대란이 우려된다.

31일 블룸버그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지난 25일 미 텍사스 주를 덮친 하비로 항만이 잠정 폐쇄됐다. 아시아로 수출하는 프로판·부탄 운송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아시아로 수출하는 미국 LPG 90%는 멕시코만에서 출발한다. 아시아에서 소비할 미국산 LPG 90% 가량의 운송길이 막힌 셈이다. 미국이 올해 수출할 프로판과 부탄은 2800만t으로, 이중 절반가량이 한국·일본·중국 등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된다.

미국산 LPG가 뚝 끊기면서 30일 동북아시아 시장에서 프로판 9월물 스와프는 10월물보다 t당 6달러의 프리미엄이 붙은 채 거래됐다.

LPG 뿐만 아니라 각종 에너지 조달에도 비상이 걸렸다. 멕시코만에서 생산된 휘발유 중 17%, 디젤 중 39%가 다른 나라로 수출됐다. 미국 석유를 사용하던 나라와 국가는 에너지 조달에 차질을 빚게 됐다.

미국 내 연료 부족이 우려되면서 유럽과 아시아의 유조선은 미국 수출을 서두르고 있다. 30일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발표한 집계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석유 수입은 하루 985만 배럴에 달해 역대 최대를 보였다.

미국에서 하비가 남길 경제 피해도 역대 최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정보 분석업체인 어큐웨더는 짧게는 수주, 길게는 수개월에 걸쳐 피해가 불어나 약 1600억 달러(약 180조 원)의 경제 손실을 낼 것으로 30일 분석했다. 최악의 태풍이었던 카트리나 피해 규모 1180억 달러보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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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보경 산업정책부(세종)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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