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합동 '제주페이' 연내 구축...숙박,렌트카,O2O,환전 통합플랫폼 구축
여자, 바람, 돌의 섬 '삼다도' 제주가 핀테크 정보기술(IT)을 전역에 입혀 '사다도(四多島)'로 변모한다.
제주 관광과 소비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로 구현하는 민·관 합동 'JEJU PAY(가칭)'가 만들어진다.
재래 시장 전역의 현금 거래를 QR코드나 근거리무선통신(NFC) 모바일 결제 환경으로 고도화하는 한편 환전은 물론 지불 결제와 관광에 필요한 숙박, 렌터카, 할인쿠폰, 포인트 적립까지 흩어져 있는 생활 금융 서비스를 하나의 앱으로 처리하는 프로젝트다.
원희룡 제주지사의 강력한 4차 산업혁명 진흥 정책 위에 국내 금융사와 제주 현지 스타트업까지 제주페이 상용화에 참여한다.
정부가 제주페이 흥행 여부에 따라 이를 전국 도 단위 페이 산업으로 고도화하는 작업도 검토하기로 했다. 우선 실행 기관은 제주 전역에 네트워크를 보유한 제주은행이 맡는다.
그동안 제주는 관광특구로 자리 잡았지만 렌터카, 펜션, 환전, 온·오프라인연계(O2O), 지불 결제 등 필요 서비스가 각자 운영되면서 연동이 되지 않아 효율이 떨어졌다.
제주 여행 시 가장 불편한 점은 바로 관광 일정을 짜는 것이다. 이에 수반하는 예상 비용과 할인 쿠폰, 숙박과 랜터카 예약 등이 필수지만 통합 플랫폼이 없다. 상당수가 네이버 검색을 활용하거나 개별 검색한다.
외국인 관광객도 불편한 건 마찬가지다. 수산시장 등 현금 거래 비중이 높은 제주에서 신용카드나 모바일 결제 사용처는 한정됐다.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금융사가 손잡고 올해 말까지 추진하는 것이 '제주 페이'다. '현금 없는 제주'를 만드는 사업이다.
제주은행은 제주페이 상용화를 위해 기존의 스마트뱅킹과 J뱅크 앱을 통합한 차세대 뱅킹앱을 다음 달 출시한다. 브랜드는 '제이뱅크 플러스'다. 이 앱을 활용해 다양한 O2O, 페이 서비스를 연동시킬 계획이다.
제주 현지 커피숍·식당 등에 O2O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동문시장 등 전통 시장과 제주 주요 관광지에 모바일 지불 결제 플랫폼을 연동한다. 이미 가맹점을 11곳 지정, 파일럿 사업을 시작했다.
올 하반기에 제주도가 운영하는 시티투어 골드버스에도 제주페이를 적용한다. 관광객을 위한 버스 운영 서비스로 예약부터 결제까지 제주페이와 연동한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스마트폰을 터치하면 미리 신청한 현금이 인출되는 '간편 ATM 출금 서비스'도 운영한다.
생활 서비스도 녹인다.
국내 최초의 메디컬 핀테크 서비스를 이르면 다음 달 오픈한다. 스마트폰으로 병원비를 결제하고 약국을 선택하면 전자처방전이 전자문서 형태로 병원에서 약국에 전달된다. 이 밖에도 카드결제 단말기가 필요 없는 푸드트럭과 교통카드, 음식물 종량제 카드를 NFC로 충전·결제하는 서비스도 선보인다. 관광업계와는 관광 오픈마켓을 개발, 콘텐츠 제휴와 지역 기반 O2O 서비스를 제주페이에 연동키로 했다.
관광객이 몰리는 전통 시장에는 핀테크 연동도 추진된다. 제주 동문시장 등 수산물 시장을 비롯해 유입 인구가 많은 재래 시장에 모바일결제 플랫폼을 도입키로 했다.
제주 민간 스타트업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최근 170여개 기업이 모여 제주 스타트업협회를 출범시켰다. 여행과 유통·생산·공간(숙박) 등을 융합, 하나의 서비스로 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제주 내국인 관광객은 170만명에 이른다. 2020년이면 내·외국인 관광객은 2100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페이가 활성화되면 제주는 IT와 핀테크를 결합한 '4차 산업혁명 특구'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