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수감 성범죄자 성인물 만화책 돌려봐…"성폭행을 영웅담처럼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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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캡쳐

성범죄자들이 교도소에서 성폭행 내용이 담긴 성인물을 쉽게 돌려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SBS는 17일 성범죄자들이 교도소에서 본다는 만화책 전집을 공개했다.

일본 만화를 번역한 12권짜리 이 만화책은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과 성관계를 갖는가 하면, 여성을 성폭행하는 장면이 자극적으로 표현돼 있으며, 신체 은밀한 부위와 성행위 장면이 적나라하게 그려져 있다. 이는 모두 교도소 수감자가 합법적으로 갖고 있던 물품이다.
 
만화책을 공개한 전직 교도관 A씨는 “성폭력 사범이 있는 방에서 읽고 있는 거를 압수한 것”이라며 “(성범죄자들이 이런 책을 보면서) ‘만화책에 있던대로 환각 물질을 집어넣어서 성폭행한 적이 있다’, ‘이거 정말 일어날 수 있는 거야, 나도 해 봤어’ 이런 식의 얘기를 영웅담처럼 한다”고 전했다.

 
현행법은 도서의 경우 유해 간행물로 지정되지만 않았다면 수감자들이 마음껏 반입해 볼 수 있다. 간행물 승인만 있으면 미성년자 성관계나 성폭행 장면이 있어도 일본 성인만화 번역본이 반입되는 것이다. 성범죄자들은 성인물을 볼 수 없다는 법무부 지침은 무용지물인 셈이다.

법무부는 현재 성범죄자에게는 재범을 막기 위해 100시간 기본교육부터 300시간 심화 교육까지 성교육을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면 현행 성교육으로는 성범죄자들의 인식을 바꾸는 게 힘들다고 지적했다.

한편, 법무부 교정 당국 관계자는 “인권단체에서 수용자들이 성인물을 보지 못하게 하는 것은 인권 침해”라고 주장하기 때문에 성인물 구독을 막을 수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법무부는 관련 실태를 다시 점검하고 법 개정 등 적극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전자신문인터넷 윤민지 기자 (yun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