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초절전 마이크로 서버 개발...전력소비량 7분의 1로 줄여

ETRI, 집적도 10배…6개월 내 상용화해 외산 제품에 맞불 예고

국내 연구진이 기존 서버에 비해 집적도를 10배 이상 높이고 전력 소모량을 7분의 1로 줄인 초절전형 마이크로 서버를 개발했다. 6개월 이내에 상용화가 가능해 외산 제품이 장악한 국내 서버 시장에 적지 않은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이상훈)은 기존 서버에 비해 집적도를 10배 이상 높여 부피를 획기적으로 줄인 저전력 마이크로 서버 '코스모스'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ETRI는 6개월 동안 사업화 과정을 거처 상용화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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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연구진이 자체 국산화 한 마이크로 서버 '코스모스'의 주요 하드웨어 부품을 시연하는 모습. 코스모스는 기존 x86 서버 대비 와트당 성능은 3배나 높으면서, 전력 소모량은 7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코스모스'는 서버 제조 기업 KTNF를 통해 아톰 CPU 기반 마이크로 서버로 제품화한다. 마이크로 서버는 기존 서버에 비해 전력 소모량과 발열량이 적어 관심이 높은 서버장치다. 스마트기기나 노트북에 쓰이는 아톰(ATOM), 암(ARM) 중앙처리장치(CPU)를 사용해 소모전력 대비 성능이 뛰어나다.

'코스모스'는 첫 국산 마이크로 서버로 기존 보급형 x86 서버와 비교해 집적도가 10배 이상 높다. 너비 48㎝, 높이 22㎝ 규모 서버 섀시 하나에 최대 64개까지 탑재, 서버가 차지하는 공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전력효율이 기존 x86 서버에 비해 3배가량 높다. 반면 전력 소비량은 기존 제품 대비 7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데이터 입출력 속도는 대표적 버스구조 방식 근거리통신망인 이더넷보다 10배 향상됐다.

서버 64개를 연결해 마치 하나의 서버인 것처럼 관리하는 것도 가능하다. 별도 시스템 연결망(SRIO)으로 서버 간 통신속도를 10배 향상시켰다. 중앙처리장치(CPU)를 제외한 서버보드와 베이스보드 등 하드웨어 대부분을 국산화한데 이어 드라이버와 관리도구도 자체 개발했다.

오픈 소스 기반 '오픈 스택'이라는 가상화 기술을 적용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 시스템 전체의 범용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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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는 응용서비스로 가상 데스크톱((IM-VDI)과 전자정부 구현을 위한 개방형 클라우드 플랫폼인 파스타(Paas-TA)를 탑재해 시험 운용 중이다. 섀시 단위의 서버를 랙단위로 확장하는 서버·스토리지 초융합형 랙컴퓨팅 기술도 개발한다. 코스모스 서버는 1개 랙에 512개를 탑재할 수 있다.

조일연 소프트웨어(SW)기반기술연구본부장은 “3년 연구 끝에 저전력·고집적 마이크로 서버를 국산화 하는데 성공했다”면서 “국산장비 경쟁력을 강화해 관련 산업 활성화, 시장 확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프로세서를 장착한 서버 신제품 경쟁이 치열하다. 최근 인텔은 이전 세대 프로세서 대비 더 많은 27% CPU 코어와 50% 더 넓은 메모리를 탑재한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를 출시했다. 델 EMC 역시 14세대 x86 서버 제품군인 '파워엣지'를 출시했다. 한국HPE는 10세대 서버 제품인 '프로라이언트 젠(Gen) 10'을 소개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으며 컴퓨팅 서버 고집적과 저전력 요구가 커진데 따른 대응이다. 국내 x86 서버 도입도 증가 추세다. 지난해 국내 서버 시장은 매출 기준으로 전년대비 3.6% 증가한 1조307억원 규모를 형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서버 시장은 외국계 글로벌 기업이 시장 95%를 차지하는 독점 구조”라며 “범용 서버보다 부피가 작고 전력 소모량을 획기적으로 줄인 마이크로 서버 개발은 시장 판도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변상근 기자 공동취재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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