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게임 '껍데기만 성장 중', 체력부실·시장포화·양극화 3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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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업계가 실적 부진 늪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게임 시장이 일부 대형업체, 대작 위주로 형성되면서 포화 상태에 도달했다. 해외 매출을 늘리지 않으면 '껍데기뿐인 성장'이 우려된다.

15일 전자신문이 국내 게임 기업 상위 10개사(매출 기준)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분석한 결과 넷마블게임즈와 넥슨을 제외한 나머지 8개 기업이 전년 동기 대비 10% 미만 성장률을 기록했다. 4개 기업은 마이너스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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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매출이 가장 많은 곳은 넷마블게임즈다. '리니지2레볼루션' 매출이 감소했지만 지난해 인수한 북미 게임사 카밤 실적이 합쳐지며 선방했다. 넥슨은 영업이익에서 1위를 독보했다. '던전앤파이터' 등 올드 게임이 선전하며 이익 규모를 늘렸다.

넷마블과 넥슨 해외 매출은 각각 52%, 66%다. 특히 넷마블 해외 매출은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넷마블은 대만, 홍콩에서 '리니지2레볼루션'을 론칭하며 국내 매출 감소세를 막아 냈다. 지난해 말 인수한 카밤 실적을 본격적으로 반영한 것도 도움이 됐다.

넥슨은 일본 지역에서 매출 448억원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13%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히트' 등 모바일게임이 일본에서 중상위권에 꾸준히 위치하며 실적을 이끌었다. 6월 태국 게임 퍼블리셔 iDCC 잔여 지분 인수를 완료한 것도 해외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흥행작 '서머너즈워'를 보유한 컴투스는 지난해와 비슷한 실적을 기록했다. '콤파스' '라인디즈니썸썸' '크루세이더퀘스드' 등 일본에서 중위권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NHN엔터테인먼트는 모바일게임 부문에서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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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용산 e스포츠 경기장을 꽉 메운 던전앤파이터 리그 관람객이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해외 비중이 낮은 게임사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엔씨소프트는 온라인 게임 '리니지' 매출이 34% 줄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56%, 66% 감소했다. 리니지는 그동안 단일 게임으로 엔씨소프트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2분기 '블레이드&소울'에 1위 자리를 내줬다.

네오위즈, 웹젠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마이너스 성장했다.

네오위즈는 상반기에 눈에 띄는 신작을 내놓지 않았다. 네오위즈는 4월 동명 웹툰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게임 '노블레스'가 출시 초기를 제외하면 중하위권 매출을 면치 못하며 부진했다.

웹젠은 모바일게임 '뮤오리진' 성장이 둔화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뮤오리진'과 같은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표방하는 '리니지2레볼루션' '리니지M' 출시로 이용자 이탈이 빨라졌다는 분석이다.

게임빌은 해외 매출 비중이 60%에 달하지만 적자를 기록한 특이한 사례다. 해외 매출이 호조라기보다는 국내 매출 부진에 따른 '착시 현상'으로 보인다. 형제 게임사 컴투스처럼 '킬러 타이틀'이 없다는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8월 기준 국내 게임 시장은 넷마블, 넥슨, 엔씨소프트가 3강을 형성했다. 각 사가 2개씩의 모바일게임을 구글플레이 매출 상위 10위권에 서비스하고 있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매출 20위권 밖 게임은 일 매출 1억원을 채 올리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에 1, 2위 게임은 하루 매출 100억원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일부 게임사들이 국내 게임 시장 매출 상위권을 독과점하며 실적 양극화가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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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게임수출상담회 ITS GAME 2012'가 해외 70여개 업체가 참가한 가운데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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