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5·6호기 운명은 결국 정부 손에…공론화위는 찬반 비율만 도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공사 영구중단에 관한 의사결정을 내리지 않고 찬반 의견 비율만 도출해 정부에 제출한다. 찬반 편차를 해석해 최종 결정하는 것은 정부의 몫으로 넘겨졌다. 성격을 놓고 논란이 됐던 시민배심원단은 시민대표참여단으로 바뀌었다.

김지형 신고리 공론화위원장은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3차 회의 브리핑을 갖고 4개 분과 확정과 조사계획 등을 밝혔다. 지난달 24일 위원회 출범 이후 제기됐던 '최종결정 주체' '시민배심원단의 운영 여부' 등 모호한 부분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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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론화위는 조사·소통·숙의·법률 4개 분과를 구성한다. 이르면 이번 주 조달청에 1차 시민참여형 설문조사 발주제안서를 전달한다. 1차 조사에 이어 시민참여단 모집, 참여단 숙의과정, 최종조사 순으로 실시한다.

1차 조사는 지역·성별·연령을 고려해 무작위로 선발된 시민 2만여명을 대상으로 한다. 이 가운데 토론회와 최종 조사에 참여의사가 있는 시민 500여명을 무작위로 추출해 시민참여단을 구성한다. 앞서 위원회는 2차 회의에서 350여명을 언급했지만 3차 회의에서는 중도이탈자 등을 고려해 첫 모집단을 500여명으로 늘렸다.

시민참여단은 숙의과정을 거쳐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및 재개를 놓고 찬반 선택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한다. 공론화위는 토론과정에서 나오는 쟁점의 대안을 종합 고려하고, 최종 찬반에 대한 비율을 권고안으로 정부에 전한다.

공론화위는 당초 제시된 시민배심원단을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시민대표참여단'으로 명칭을 바꾸기로 했다. 시민참여단은 최종 결정권을 행사하는 배심원과 달리 숙의 과정을 거쳐 찬반 비율을 도출하는 역할까지만 한다.

찬반 비율에 따라 그 편차가 의미가 있는 것인지, 공사 정지와 재개를 최종 결정하는 것은 국무회의의 몫으로 남겨진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이날 “(신고리 5·6호기 중단 여부는) 정부가 최종 결정을 내리고 모든 책임도 정부가 진다”고 밝혔다.

찬반의 편차가 크지 않으면 신고리 5·6호기 운명은 전적으로 정부의 결정에 맡겨진다. 찬반 비율에 따라 결론을 내리는 과정에서 논란이 불가피하다.

같은 날 정부는 지난달 31일 당정협의회에 이어 탈원전 명분 쌓기 행보를 계속했다. 당정협의회에서는 “2022년까지 탈원전으로 인한 전기요금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됐다. 이날은 탈원전 정책으로 돌아선 배경을 설명했다.

이인호 산업부 차관은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대로 간다면 2030년 기준 국내 원전은 35기, 용량은 38GW에 달한다”며 “인구·면적당 원전수가 해외 사례에 비해 과도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8차 전력수급계획과 관련 원전에 안전과 환경비용 등을 반영해 다른 발전원과 원가를 비용한 균등발전원가를 공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원전 밀집으로 인한 대규모 송전망 갈등의 사회적 비용, 사용후핵연료와 원전 해체에 따른 관리 비용 등 그동안 수치화하지 못한 것을 반영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요금 인상과 관련해선 미래의 요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가 많은 만큼 인상 인하여부를 예단하긴 힘들다면서도 탈원전이 인상의 원인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이 차관은 “지금 탈원전 정책은 향후 60년의 시간을 감안해서 추진하는 것”이라며 “장기간 탈원전과 탈석탄을 대체하는 전원믹스를 가져가기에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강조했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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