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증세·탈원전'으로 2라운드

여야 대립 구도가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문재인 정부 인사,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놓고 연출한 대치 국면이 끝나자마자 '탈원전', '증세'로 전선이 이동했다.

원전은 절차적 정당성이 쟁점이다. 증세는 야권 각 당의 이해관계가 달라 향후 논의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24일 정부가 신고리 5·6호기 관련 공론화위원회 명단을 발표하자마자 야권은 일제히 비판 수위를 높였다. 특히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정당성 관련 문제제기에 화력을 집중했다.

자유한국당의 '문재인 정부의 원전정책 진상규명 특위' 위원장인 이채익 의원은 이날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으로 김지형 변호사가 위촉된 것을 두고 “노무현 정부 시절에 대법관으로 임명된 분으로 이념적 편향성 인사로 알려졌다”면서 “공론회위원회가 어떻게 운영되고 결론을 맺을지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공론화위원 명단을 보면 원전전문가는 없고 어떤 기준으로 선정됐는지 알 수 없다”면서 “공론화위원회의 정당성을 찾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도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는 법적 지위가 불분명한 비상임 상임위로 원전 중단 결정 시 법률 위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공론화위원회가 독단적 의사 결정기구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청와대가 탈원전의 방향설정만 한 상황에서 야권의 지나친 확대 해석이 국민에게 부적절한 정보로 전달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추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원전 수명은 60년으로 한정돼 있기에 지금 시작해도 앞으로 60~70년 후에야 원전 없는 세상이 될 수 있다”면서 “신고리 5, 6호기 공사 중단 의견이 50.7%로 나왔다. 야당이야말로 국민여론을 새겨듣길 바란다”고 맞불을 놨다.

여야는 증세를 놓고도 충돌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 당정협의'에서 “법인세 정상화와 초고소득자 증세 등 조세 개편 준비를 서둘러야한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일각에서 법인·소득세 관련 과표 구간 신설 문제를 제기한다”면서 “보수 정권시기 왜곡된 조세 형평성 제고에 적극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미애 대표도 20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자에 대한 법인세, 소득세 과세구간 신설을 주장했다. 이후 증세를 당론으로 본격 여론 몰이에 나선 모양새다.

이에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정부가 여당 대표를 시켜서 바람잡게 하고는 곧바로 증세 논의를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공할 세금 폭탄 정책이 현재는 초고소득자에 한정되지만 앞으로 어디까지 연장될지 아무도 예견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국정과제를 발표할 때만 해도 증세는 제로였는데, 여당을 통해 건의받아 어쩔 수 없다는 전략은 눈 가리고 아웅”이라며 문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국민의당은 '초고소득 증세' 논의와 관련해 정부·여당이 재원조달 방안 없이 국정과제를 선정했다고 꼬집었다. 그동안 정부 정책을 큰 틀에서 지지한 정의당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보수야당은 증세에 반대 입장을 확실히 하는 반면,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대선 당시 증세 공약을 밝힌 바 있어 향후 여야의 합종연횡 가능성은 남아있다는 관측이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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