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늘어온 영국의 기대수명(life expectancy)이 1세기 만에 증가세를 멈췄다.
영국 BBC는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의 마이클 마못 교수의 연구를 인용해 영국 기대수명증가세가 정체기에 접어들었다고 보도했다.
마이클 교수는 2000년 이후 출생자들에 대한 통계청 기대수명 추정치를 분석해 이들의 기대수명증가세가 정체된 것을 확인했다. 그에 따르면 2000~2015년 출생자의 기대수명은 여성은 5년마다 1년, 남성은 3.5년마다 1년이 각각 증가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출생자의 기대수명이 1년 증가하는데 여성은 10년, 남성은 16년이 걸렸다.
마이클 교수는 “기대수명 증가가 거의 정체에 근접했다”면서 “과거 100년간 기대수명이 계속 증가해온 점을 고려하면 역사적으로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뚜렷한 원인을 찾기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재정 긴축이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전적으로 있다고 추측했다. 영국 정부는 2010년 이래 재정적자 축소를 위한 긴축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교육, 고용 및 근로여건, 빈곤 같은 사회적 요인들은 모두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영향을 매개로 기대수명에 영향을 끼쳤다면서 재정 긴축이 이런 사회적 요인들을 압박을 가해왔고 이로 인해 기대수명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마이클 교수는 기대수명 증가 정체를 인간이 살 수 있는 수명의 한계와 연관 지어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견해라고 밝혔다. 영국보다 기대수명이 높은 홍콩은 여전히 기대수명이 증가하고 있다고 예를 들었다. 지난해 미국의 과학자들은 인간의 수명 한계치를 115세로 제시했다. 앞서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과 세계보건기구(WHO)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가입국의 기대수명을 분석, 2030년에 태어나는 한국 여성의 기대수명이 90.82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선진국 가운데 최고치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