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특별인터뷰] 정세균 국회의장 "미래 준비하는 국회 만들겠다"

“미래를 준비하는 국회를 만들겠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퍼스트 무버'다. 중재하고 조율하는 국회의장의 역할에 안주하지 않는다. 헌법에 명시된 국회와 국회의장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며 정책을 만들고 의견을 개진했다. 남은 1년 동안 이 같은 행보는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미래 먹거리는 그의 핵심 화두다. 기업인 출신으로 2006년에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냈다. 국회의장 취임 이후에도 정보통신기술(ICT)과 의료, 자동차 등 산업 현장을 찾아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한 국회의 역할을 모색했다.

그가 도출한 결론은 4차 산업혁명이다. ICT 혁신과 융합이 가져올 4차 산업혁명의 선제 대응에 대한민국의 미래와 먹거리가 달렸고, 정부와 국회·산업계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 의장은 4차 산업혁명을 새로운 '협치' 모델로 제시했다. 4차 산업혁명 대응이라는 국가 어젠다를 위해 여야의 소통과 합의, 법·제도 혁신을 끌어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정세균 의장은 취임 1주년을 맞이해 진행한 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국회, 정부, 산업계가 나아갈 방향성과 비전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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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회의장이 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에서 국회의 역할과 법 제정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대담=김상용 전자신문 편집국장

-민생 국회와 경제 국회를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이 갖는 의미는.

▲국회의장으로서 산업과 국민 먹거리는 반드시 챙겨야 할 문제다.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늘 고민했지만 2006년에 산자부 장관직을 수행하면서부터 우리나라의 새로운 먹거리 문제를 최대 당면 과제로 인식했다.

최근 상황은 우려된다. 우리나라는 2006년 이후 10년 넘게 국민소득이 2만달러대로 정체됐다. 선진국으로 넘어가느냐 중진국 수준에 머무르느냐의 변곡점이다.

2016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 3만달러를 달성한 나라가 26개국이다. 이들 나라가 GDP 2만달러에서 3만달러까지 평균 소요 기간인 9년이 걸렸지만 우리는 10년이 넘게 걸리고 있다. 연평균 성장률도 이들 국가 평균이 6.5%인데 우리는 3% 수준이다.

주력 산업의 성장은 둔화되고 구조 조정이 진행되면서 미래 먹거리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높다. 어느 나라보다 더욱더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가 절실하다.

우리나라는 2·3차 산업혁명 대응에는 성공했다. 전후 세계 경제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2차 산업혁명에 성공 안착했다. 정보통신 혁명이라는 3차 산업혁명에도 선제 진입했다. 중화학공업 중심에서 ICT 산업 기반의 경제 체제로 전환했다. 이렇게 성공리에 대응한 나라는 세계 유례가 없다.

앞으로 우리 먹거리와 경제 성장은 인공지능(AI), 인터넷 혁신, 사물인터넷(IoT), 로봇 산업 등이 추동하는 4차 산업혁명에 달렸다. 법과 제도를 담당하는 국회가 전략을 체계화해서 대응해 나가도록 방향을 잡아야 한다. 그래야만 국가를 안정된 성장 반열에 올려놓을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은 급격한 변화라고 한다. 의장이 생각하는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상은.

▲디지털 기반 환경에서 다양한 변화가 발생한다. 인류가 지난 100년 동안 달성한 기술 혁신 성과보다 최근 10년 혁신이 더 크다고 한다. 변화를 추동하는 ICT 혁신이 예측할 수 없는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이처럼 포괄된 변화를 효과 높게 대표할 수 있는 표현이 '4차 산업혁명'이다.

기술 혁신이 나타나는 주기가 짧아지고 영향력은 더 커진다. 현실에서 쉽게 관찰된다. 스마트폰이 우리나라에 출시된 게 2009년 말이다. 3년도 안돼 완전한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기업 성장도 마찬가지다. 제너럴모터스(GM)가 기업 가치 680억달러로 성장하는 데 107년 걸렸다. 우버는 같은 금액을 창업한지 5년 만에 달성했다. IoT, 빅데이터, AI 같은 파괴적 기술이 전통 산업과 연결돼 기술 혁신이 일어난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실시간으로 연결되고, 산업이 부가 가치를 만들어 내는 방식과 일하는 방식이나 소비 행태 등 생활 전반에 걸쳐 변혁이 일어난다.

경제 편익성이 일부에 집중되는 현상도 나타난다. 기업뿐만 아니라 노동도 마찬가지다. 넓게 보면 국가도 마찬가지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에 오르지 못할 경우 세계 경제의 변화에 소외되고, 중심 국가에 끌려갈 수밖에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결국 4차 산업혁명은 우리가 생활하고 일하는 모든 방식이 완전히 바뀌게 되는 사회, 경제 메가 트렌드로 이해한다.

- '사람 중심'의 4차 산업혁명을 강조해 왔다. 의미는 무엇인가.

▲4차 산업혁명 진행 과정에서 사람을 빼놓을 수 없다. 경제 발전과 기술 발전은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다. 사람 중심의 4차 산업혁명이 돼야 한다.

지난해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꺾으면서 AI 열풍이 불었다. 알파고가 두렵다는 시각도 있었지만 결국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컴퓨터 성능이 계속 발전한다. AI가 발전하고, 그 기반이 되는 양자컴퓨터와 같은 기반 인프라와 기술도 계속 발전한다.

결국 사람이 풀지 못한 문제를 풀게 해 줄 것이다. AI 의사인 왓슨의 진단 정확도가 96%를 넘었다. 이런 기술 혁신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쓸 수 있다. 사람을 위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사람 중심의 4차 산업혁명에서 일자리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기술 혁신이 인간에게 도움이 되려면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AI나 로봇과 같은 정보통신〃과학 기술이 모든 인간의 행복과 여가, 소득을 늘리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개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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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4차 산업혁명 준비 수준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는가.

▲한국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그러나 실제 선진국에 비해 역량과 제도 수준이 뒷받침되는지는 의문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일명 다보스포럼)이 한국 4차 산업혁명 대응 순위를 25위로 매겼다. 제도 준비가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기술 수준이나 제도 전반에 걸친 기반 차원에서 우리의 준비 수준은 아직 부족한 면이 많다. 다보스포럼은 노동 시장의 유연성, 기술 수준, 교육 시스템, 사회기반시설(SOC), 법적 보호 등 5개 항목을 종합 평가했다는데 미국이 5위, 영국 6위, 일본 12위, 독일 13위다. 심지어 22위를 한 말레이시아보다도 낮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 기술, 인재, 빅데이터가 강점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필수 요소 측면에서는 한국이 상당한 수준이다.

우리는 정보화에 앞서 가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이동통신과 메모리 기술을 보유했다. 의약 분야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전력이나 가스 분야에서도 첨단 에너지 공급망을 운영했다. 이 데이터들을 다 모아 놨다는 점도 우리나라의 강점이다. 높은 교육열로 우수한 인재가 있고, 한류 콘텐츠도 선도했다. 이런 면은 분명 우리나라의 특장점이다.

-4차 산업혁명 현장을 방문했다. 국내 4차 산업혁명 현장을 둘러본 느낌은.

▲산업별로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변화 양상이 다르다. 역량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산업별로 맞춤형 차별화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2월에 가천길병원을 방문해 AI를 도입한 첨단 의료 현장을 보고 시연에 참여했다. 우리나라는 첨단 소프트웨어(SW)와 같이 원천 기술이 부족한 산업은 공개된 원천 기술을 활용해 응용 제품을 우선 개발할 수 있다. 길병원이 IBM의 왓슨을 도입해 진단 정보를 제시한 것이다. 동시에 새로운 원천 기술에 대해서도 우리 것으로 만들기 위해 개발하는 '선택 접근'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

6월에는 미래형 자율주행자동차 연구개발(R&D) 현장을 둘러보기 위해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을 방문했다. 우리나라 자율주행차의 R&D는 선두 기업과 다소 격차가 있다고 했다. 자동차와 반도체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보이는 산업은 규제 완화와 실증 사업을 통해 민간의 투자를 끌어낼 필요가 있다.

스마트 농업과 같은 전통 산업은 고부가 가치로의 신속한 전환을 지원하는 고도화 전략이 필요하다. AI를 응용해 농업 분야에서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생산 효율을 극대화해 간다면 농업에서도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라고 본다.

-우리가 4차 산업혁명에서 앞서 가기 위해 취해야 할 전략 방향은.

▲선진국은 4차 산업혁명의 정의와 전개 양상이 다양하지만 ICT, 제조업 등 자국의 강점을 기반으로 고유한 대응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인터넷과 SW가 발전했다면 독일은 기계, 일본은 로봇으로 4차 산업혁명을 끌어내고 있다.

우리나라도 강점이 있는 ICT와 주력 산업의 시너지를 끌어낸다면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 우리는 ICT, 자동차, 의료, 스마트농업, 에너지 등 분야별 경쟁력이 충분하다.

우리나라의 수준과 대응 역량을 고려한 '한국형 4차 산업혁명 추진 전략'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 우리만의 강점과 약점을 면밀하게 분석해서 어떻게 융합하고 확산할 것이가, 어떻게 생산성을 높이고 신산업을 창출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산업 구조를 미래형으로 전환하고 경제, 사회, 제도 전반을 아우르는 인프라를 혁신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이행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R&D다. 바람직한 R&D 전략은.

▲우리나라도 추종 불허의 혁신 기술 개발과 선제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기술 혁신 속도에서 선진국과의 격차가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모든 분야를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은 현실이다. 우리나라의 기술 수준과 주력 산업과의 시너지 창출 가능성을 고려, 우선 순위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동통신이나 메모리반도체 같은 분야는 우리가 상당한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민간의 대규모 선투자 유도는 기본이다. 정부는 투자 장애물을 해소하고 규제를 완화하는 방식으로 간접 지원이 가능하다.

우리나라가 확보한 원천 기술이 발전하도록 정부와 민간이 기술 개발과 상용화, 응용 단계 전 주기에 걸쳐 집중 개발할 필요가 있다. 대규모 실증·시범 사업을 병행, 산업으로 키우는 방식으로 추진해야 한다.

슈퍼컴퓨터와 AI 학습 기술 같은 분야는 우리나라 수준이 떨어진다고 한다. 시급한 원천 기술은 인수합병(M&A)이나 전략 제휴로 확보할 수 있다. 기술 활용과 응용을 통해 신산업 조기 창출에 주력해야 한다.

기초 기술이 있거나 주력 산업과 시너지가 큰 기술은 단기간에 우선 확보하고, 기술 격차가 크고 기술 개발 기반도 미흡한 원천 기술은 중장기 방안으로 확보하는 단계별 접근 전략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인 IoT, 빅데이터, AI, 3D프린팅, 로봇 등 5대 기술을 선정해 핵심 기반 기술로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자리 문제를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이 일자리를 줄일 것인지 늘릴 것인지를 놓고 논쟁이 치열하다. 어떻게 전망하는가.

▲4차 산업혁명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자동화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기 때문에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새로운 수요가 더 빨리 발생할 경우 오히려 일자리가 증가할 수 있다.

세계의 여러 기관도 다른 일자리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보스포럼은 자동화로 2020년까지 일자리가 약 510만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독일을 예로 들면 독일노동조사연구소는 2025년까지 일자리가 6만개 감소할 것이라고 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35만개 증가한다고 했다.

경험으로 보면 새로운 혁신은 항상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왔다. 미국 버락 오바마 전 정부가 ICT 투자를 확대, 실업률이 오히려 내려갔다.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새로운 산업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로봇이나 AI로 자동화가 확대되면 지하철 등 무인 운행이 활성화될 것이다. 자율주행차가 도입되면 대리운전 기사도 줄어들지 않겠는가. 텔레마케터 같은 직업도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줄어드는 일자리보다 더 많은 고부가 가치 지능형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 AI를 개발하고 명령을 내리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지능 노동 위주로 IoT 설계사, 가상현실(VR) 촬영·디자이너, 로봇 트레이너, 기계언어 학자와 같은 새로운 직업이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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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자동화를 통한 일자리 대체와 동시에 신산업 창출을 통한 지능형 일자리 증가 가능성이 공존한다. 중요한 것은 일자리를 늘리자는 사회 공감대와 방향성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것이다.

관건은 우리가 선제 대응해서 얼마나 적극 신산업을 창출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느냐 여부다.

어느 정도 일자리가 감소하더라도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자고 하는 사회의 합의가 중요하다. 사회 합의와 의제를 도출하는 것도 국회의 역할이다.

일자리 문제를 두고 노사 갈등이 커질 수도 있다. 노사가 대립에서 벗어나 머리를 맞대고 혁신을 가능케 하는 선진형 노사 관계를 구축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 4차 산업혁명의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 합의를 강조했다. 혁신 산업 발전을 위한 법〃제도 개혁과 관련해 국회의 역할을 명확하게 제시한다면.

▲국회는 법과 제도를 정비해서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을 조성하고, 민간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나가는 과정에서 지원자 역할 위치에 있다.

4차 산업과 관련된 법과 제도를 정비할 때 네거티브 시스템이 중요하다. 안 되는 것만 필수로 정해 놓고 나머지는 다 할 수 있게 해 주는 방향이 돼야 한다. 현행 방식의 포지티브 규제로 접근하면 어떤 경우에는 법이 정해지지 않아서 기술 개발이나 산업 발전이 뒤처지는 경우가 많다.

국회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주체로서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 앞으로 법 제정이 필요한 분야에 선제 및 적극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해서 마련한 디지털 기반 산업 기본법의 취지와 내용은.

▲3월 초에 국회 차원에서 4차 산업혁명 대응과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기 위한 '일자리창출형·민간주도형 4차 산업혁명 기본법'을 발의했다. 정식 명칭은 '디지털 기반 산업 기본 법안'이다.

법은 4차 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 기반을 마련한다.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일자리 감소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민간의 실질 및 제도 참여를 보장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고용영향평가, 규제 한시 유예, 교육 훈련, 디지털 기반 산업 종합 지원센터 등을 제공한다.

민간의 실질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디지털 기반 산업 협의회와 디지털 기반 산업 추진위원회를 두는 것도 특징이다. 추진위원회 구성 시에는 민간인 출신을 과반이 되도록 한다.

또 민간 기업에 규제 확인 요청권과 제도 개선 신청권을 부여하는 등 중소·스타트업이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지원 체계를 구축한다.

국가의 미래 변화를 예측 및 선제 대응을 위해 국회 미래연구원 설립을 추진한다. 민간연구소나 정부 연구기관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국회 차원에서의 중장기 전략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국회에 4차 산업혁명 법제도 개선위원회를 설치하는 것도 같은 흐름이다.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냈다. 산업 정책에 대한 경험과 애정이 남다를 것 같다. 정부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문재인 정부는 핵심 국정 어젠다로 '일자리 창출'을 제시했다.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를 추진하는 것을 보면 정부의 4차 산업혁명 대응 정책도 ICT와 산업 융합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산업 발전 방향성에 대한 인식이 명확해야 한다. 전통 산업과 혁신 상품, 서비스, 비즈니스가 융합되는 형태로 발전할 것이다.

정부 주도가 아닌 플랫폼 형태로 가야 한다. 민간 참여 확대와 지원 의지가 중요해 보인다. 이는 디지털 기반 산업 기본법의 취지이기도 하다.

정부와 국회가 조화를 이뤄서 정책 효과를 극대화해 나갈 수 있는 길이라고 본다.

-정부 부처 간 역할 조정은.

▲4차 산업혁명은 빅데이터와 규제, 고용, 교육 4대 분야가 핵심이다.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교육부와 새로 설치할 중소벤처기업부 등 주무 부처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정책을 융합하는 동시에 각자 어떤 부분에 주력할 것인지 명확한 역할이 주어져야 한다.

역할별로 보면 산업 규제 관련 부처는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을 정립해 나가야 한다. 중소벤처기업부와 노동부는 고용 구조 변화에 대응한 미래형 고용 정책을 수립하는 일이 중요하다. 미래부와 교육부는 4차 산업혁명에 적합한 창의 인재 양성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AI가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범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의 지능 정보 사회 플랜을 보면 앞으로 10년이 넘는 미래를 내다보고 전 부처에서 필요한 역할 등을 예측, 그에 따르는 계획을 세워 놓았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과실이 모두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새로운 사회 안전망도 정밀하게 설계하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민간은 4차 산업혁명의 실행 주체라 할 수 있다. 바람직한 민간의 역할은.

▲우리나라 기업과 산업에 대해 지금까지 표현하는 말 가운데 하나가 '패스트 팔로어'다. 혁신기업의 아이디어를 빠르게 수용해서 더 큰 가치를 만들어 내는데 주력해 왔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업의 인식도 바뀌어야 할 필요가 있다. 패스트 팔로어에서 벗어나 퍼스트 무버로 거듭나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기에는 창의 아이디어의 중요성이 매우 커진다. 스타트업이 대기업에 비해 '퍼스트 무버'가 되기 쉬운 조건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스타트업의 아이디어가 정당한 가치를 대접받아야 한다. 대기업은 스타트업의 아이디어에 정당한 가치를 지불,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공존의 모델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민간과 기업이 4차 산업혁명의 주역이라는 자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4차 산업혁명은 행정부만의 문제가 아닌 범국가 차원의 어젠다이며, 모든 사회 구성원이 대처해야 할 과제라는 공감대가 있다. 국회와 행정부의 바람직한 역할 및 관계 설정 방안은.

▲우리나라는 정부 주도의 정책 결정과 자원 배분을 통해 경제 성장을 이루면서 제조업 강국으로 거듭났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정부가 더 이상 그럴 수도,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과거에는 대규모 설비 투자를 통한 전통 주력 산업 중심의 성장 정책이 효과가 있었다. 이제는 변화의 양상과 속도를 예견하기 어렵고, 창의성과 빅데이터가 경쟁력의 원천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와 국회는 4차 산업혁명의 틀에 맞게 민간의 창의성 발현을 지원하고, 신시장 창출을 체계화해서 뒷받침하는 역할 수행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규제 완화와 사회 안전망 구축은 의견 수렴을 통한 사회 합의가 더욱더 절실히 요구되는 정책 분야다. 국회와 정부 간의 더욱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국회는 이 과정에서 사회 각계각층의 조언과 국민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협치의 통로다. 정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충돌과 대립, 갈등이 조화롭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에는 여·야·정이 따로 있을 수 없다. 4차 산업혁명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과정을 여·야·정 협치의 모델로 삼아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의 컨트롤 타워로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제시했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미국, 독일, 일본을 보면 민·관이 동시에 참여하는 일원화된 컨트롤타워를 구축했다. 자국이 경쟁력을 가진 산업 중심의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한다.

미국의 '고등 제조업 국가 프로그램 사무소(AMNPO)'를 설립했다. 독일은 '인더스트리 4.0' 국가 전략을 세웠다. 일본은 '미래투자회의'가 그런 역할을 수행한다.

선진국들의 움직임을 보면 4차 산업혁명을 전 국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한 어젠다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명확한 중장기 비전을 제시하고 부처와 민간 간에 세부 전략을 긴밀하게 조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체계를 갖춰 정책 진행 경과를 점검하고, 정책 추진 일관성을 얻으려고 한다.

새 정부도 4차 산업혁명을 전담 지원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로서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구상하고 있다. 위원회가 중심이 돼 산업과 ICT 융합을 통한 신산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국가 콘트롤 타워인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어떻게 운영돼야 하는가. 국회와의 관계 설정은.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대통령 직속 상설위원회로, 총리급 민간 출신 위원장을 둔다는 방침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민간의 전문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는 동시에 정책 추진 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운영돼야 할 것이다.

예산의 효율 분배도 중요하다. 예산 분배과 집행 권한을 바탕으로 부처 간 업무 중복과 갈등을 해소할 수 있다.

스타트업이 진입하고 성장하기 좋은 환경을 마련하도록 지원 정책을 펼치는 일도 중요하다.

일자리와 관련해서도 4차 산업혁명을 통한 신산업과 일자리 창출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일자리 관련 기관과 협업 체계도 구축할 수 있다.

국회는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실질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정부와 적극 소통 및 협력할 것이다. 입법·예산 등 가능한 모든 영역에 걸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국회 본연의 감시 기능도 충실히 해 나갈 것이다.

정리=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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