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통화 긴축'을 시사했다.
12일 이 총재는 한은 창립 67주년 행사에서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는 등 경제 상황이 보다 뚜렷이 개선될 경우에는 통화정책 완화 정도 조정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가능성 검토를 면밀히 해 나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최근 성장세가 확대되고 있지만 성장경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고 수요측면 물가상승 압력이 크지 않다”고 저금리 기조 유지를 언급했으나 완화적 통화 정책에 대한 조정 가능성도 처음으로 언급한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6월 기준금리를 인하해 사상 최저 수준인 1.25%까지 떨어뜨리고 지금까지 유지했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는 소비회복세가 여전히 완만하지만 수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투자도 호조를 보이면서 성장세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성장률이 4월 공표 전망치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새 정부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 방안이 실행에 옮겨지면 성장세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최근 성장 모멘텀이 중·장기적으로 지속되도록 하려면 내부 구조적 문제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화정책 운영 역점 사항으로 가계부채 증가세, 미 연준 통화정책 정상화 추이 등 금융안정 관련 주요 사항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정부 경제팀 출범과 관련해서는 “경제정책이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상황 등 통화정책 운용 여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세심히 살펴봐야 하겠다”고 말했다. 통화정책과 정부 정책 간 조화도 강조했다.
이 총재는 “금융시스템 잠재 위험 요인인 가계부채 높은 증가세를 안정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가계부채 동향 모니터링, 증가요인 분석, 리스크 평가 등에 노력을 기울이고 정부·감독 당국과 긴밀히 협의해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되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