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전격적 와이파이 개방은 이용자 데이터 비용 경감에 일조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와이파이 확대 공약에 동참·지원하겠다는 의지 표현이다.
이 뿐만 아니라 KT 행보는 이동통신 시장 경쟁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 적지 않다.
KT는 지난달 본지 보도로 SK텔레콤 와이파이 개방 사실이 알려진 이후에도 “KT 고유 경쟁력이 사라져 가입자 유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와이파이 개방에 난색을 표시했다.
KT는 와이파이 경쟁력을 차별화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했다. KT는 이동통신 서비스 사업자 중 가장 많은 18만여개 와이파이 AP를 운영한다. 264건 특허를 바탕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기술력을 인정받는 등 양적·질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와이파이 개방 확대 정책에,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기본료 폐지 등 통신비 절감이 사회적 화두로 부상했다. KT가 정부 정책 협조와 이용자 부담 경감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이루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KT 와이파이 개방은 시장 경쟁에 따른 예상가능했던 시나리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와이파이를 개방한 상황에서 KT가 와이파이 개방을 거부만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통신비 인하 대책 도출을 위해 미래부를 통해 이동통신 서비스 사업자 결단을 압박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모습이다.
KT 와이파이 개방은 본질적으로 이통 시장 경쟁 확대에서 초래된 결과인 만큼,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물론 미래부 등 유관부처가 시장 경쟁을 확대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조될 전망이다.
이동통신 전문가는 “앞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와이파이 개방은 KT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SK텔레콤·LG유플러스는 물론 KT 와이파이 개방은 사업자 자율 판단과 선택의 결과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KT가 18만여 와이파이 AP 중 10만개만 개방을 하려는 이유는 노후화된 AP는 광고플랫폼 설치와 식별 아이디(SSID) 추가가 어렵기 때문으로 보인다.
SK텔레콤도 이같은 이유로 13만8000여 AP 중 6만여 AP만 먼저 개방하고 이후 장비를 교체하며 숫자를 늘리고 있다.
<이통사 와이파이 운영 현황>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