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
오는 7일은 이건희 삼성 회장이 이 같은 키워드를 던지며 신경영을 선언한지 24년 되는 날이다. 모든 것을 다 바꾸라는 강력한 선언이고, 이를 토대로 삼성은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됐다. 예전에는 신경영 선언을 기념해 행사를 진행했지만 올해는 그룹 내외부 상황을 감안, 조용히 넘어갈 예정이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7일 신경영 기념일에 특별한 행사를 치르지 않기로 했다.
이 회장이 쓰러진 2014년 이후 별도 행사를 해 오지 않은 데다 올해는 이재용 부회장 구속 등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른바 신경영 선언은 1993년 6월 7일 이 회장이 계열사 사장단과 주요 임원, 해외 주재원 등 200여명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캠핀스키 호텔로 불러 모아 새로운 삼성 비전을 제시한 일이다. 당시 삼성은 국내 1위였지만 세계 시장에서의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신경영 선언을 통해 삼성은 스스로 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공유했다. 이 회장이 강력한 리더십으로 변화를 주도했고, 삼성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런 뜻에서 매년 신경영 선언일에 기념행사를 치르고, 변화의 의의를 되새겼다.
그러나 이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2014년 이후에는 큰 행사를 열지 않았다. 2015년에는 후쿠다 다미오 전 삼성고문의 인터뷰를 게재했고, 지난해는 사내 인트라넷 메인 화면에 이 회장의 쾌유를 기원하는 임직원 메시지를 올렸다. 또 “변한다고, 변했다고 말만 하면 믿겠는가. 행동으로 보여 주지 않으면 안 된다. 변화한다는 말도 필요없다. 행동으로 보여 주면 된다”라고 한 이 회장의 어록도 띄웠다.
올해는 그룹 차원의 메시지 전달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메시지 전달을 담당해 온 미래전략실이 해체되면서 주체도 사라졌다.
삼성 관계자는 “올해 신경영 기념일에는 별다른 행사 없이 조용히 지나갈 것”이라면서 “이 회장은 계속 투병 중인 데다 이 부회장 구속 등으로 상황도 좋지 않다”고 전했다.
다만 신경영 선언일과 별개로 이 부회장 재판 결과에 따라 삼성이 새로운 메시지를 내외부에 내놓을 것이란 전망은 나온다. 최순실 사태 등으로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한 반성부터 미래 사업전략, 사회 공헌 계획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가 크게 도약하는 배경에는 이정표가 되는 이슈나 이벤트가 있다. 삼성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최고 기업 반열에 오른 데에는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이 있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지금 최고 실적을 내고 있지만 앞으로도 수많은 도전과 위협을 극복하면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겪게 될 것”이라면서 “리더십 회복과 함께 글로벌 기업에 걸맞은 조직 문화, 사회 기여 등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삼성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