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오전 10시 광주 국립 5 18 민주묘지에서 518 기념사를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518 민주화운동 37주년을 맞아 감회가 매우 깊다. 37년 그날의 광주는 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슬프고 아픈 장면이었다. 저는 먼저 80년 5월의 광주시민들을 떠올린다. 누군가의 가족이었고 이웃이엇다. 평범한 시민이었고 학생이었다. 그들은 인권과 억압을 평범한 위상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었다”고 운을 뗐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광주 영령들에게 깊숙이 머리 숙인다. 아픔을 간직한 채 유가족과 부상자 여러분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5월 광주는 지금도 살아있는 현실이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역사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역사를 딛고 섰다. 광주의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의 민주주의는 버티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5월 광주의 정신으로 민주주의를 지켜주신 광주시민과 전남도민 여러분께 각별한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 518은 불의한 국가권력이 국민의 생명과 인권을 유린한 우리 현대사의 비극이었다. 이에 맞선 시민들의 항쟁이 민주주의의 이정표를 세웠다. 진실은 오랜 시간 은폐되고 왜곡되고 탄압받았다"며 "그러나 독재의 어둠 속에서도 국민들은 광주의 불빛을 따라 한걸음씩 나아갔다. 광주의 진실을 알리는 것이 민주화운동이 됐다. 부산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던 저도 다르지 않았다. 저 자신도 518 때 구속된 바 있지만 제가 겪은 일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광주의 진실은 외면할 수 없는 분노였고 아픔을 함께 할 수 없던 크나큰 부채감이었다. 그 부채감이 민주화운동에 나설 용기를 줬다. 그것이 저를 이 자리에 서기까지 성장시켜준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마침내 5월 광주는 지난 겨울 정국을 밝힌 위대한 촛불 혁명으로 부활했다.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분노와 정의가 그곳에 있었다. 나라의 주인은 국민임을 확인하는 함성이 그곳에 있었다.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자는 치열한 열정과 하나되는 마음이 그곳에 있었다. 저는 이 자리에서 감히 말씀드린다. 문재인 정부는 광주 민주화운동 연장선 위에 서있다. 1987년 6월항쟁과 참여정부의 맥을 잇고 있다. 새 정부는 518 민주화운동과 촛불혁명의 정신을 받들어 이 땅의 민주주의를 온전희 복원할 것이다”고 밝혔다.
또한 “광주 영령들이 마음 편히 쉴 수 있도록 성숙한 민주주의의 꽃을 피워낼 것이다. 여전히 우리 사회의 일각에서는 5월 광주를 왜곡하고 폄하하려는 시도가 있다. 용납할 수 없다. 역사를 왜곡하고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일이다. 우리는 많은 사람들의 헌신으로 이룩된 민주주의의역사에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새 정부는 518 진상을 규명하는데 큰 노력을 할 거다. 헬기 사격까지 해 발포 진상을 반드시 밝혀내겠다. 518 역사 왜곡을 막겠다. 전남도청 복원 문제는 광주시와 협력하겠다. 완전한 진상규명은 결코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니다. 상식과 정의의 문제다. 우리 국민 모두가 가꾸어야할 민주주의의 가치를 보존하는 일이다. 518 정신을 헌법전문에 담겠다는 저의 약속도 반드시 지키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518 민주화 운동은 비로소 온 국민이 기억하고 배우는 자랑스런 역사로 자리매김 될 것이다. 518 정신을 헌법전문에 담아 개헌을 완료할 수 있도록 이 자리를 빌어서 국회의 협력과 국민들의 동의를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부탁했다.
또한 “‘임을 위한 행진곡’은 단순한 노래가 아니다. 5월의 피와 혼, 정신 그 자체다. 노래를 부르는 것은 민주주의의 역사를 기억하겠다는 것이다. 오늘 제창은 그동안 상처받은 광주정신을 다시 살리는 일이 될 것이다. 오늘의 제창으로 불필요한 논란이 끝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518의 엄마가 416의 엄마에 펼친 막이 있었다. 힘내서 쓰러지지 마시오라는 내용이었다. 국민의 생명을 짓밟은 국가와 생명을 지키지 못한 국가를 통렬히 꾸짖는 외침이었다. 다시는 그런 원통함이 없게 하겠다. 국민의 생명과 존엄함을 하늘처럼 존중하겠다. 그것이 국가의 존재 가치라고 믿는다. 오늘 5월의 죽음과 광주의 아픔을 자신의 것으로 삼으며 아파했던 많은 이들의 희생을 함께 기리고 싶다. 1982년 광주교도소에서 광주 진상 규명을 위해 40일간의 단식으로 옥사한 29살 박관현, 1987년 광주 사태 책임자 처벌을 외치며 분신 사망한 25살 노동자 표정두, 광주 학살 진상 규명을 외치며 명동성당 교육관에서 투신 사망한 조승만, 1988년 숭실대 학생회관에서 분신사망한 박내전, 수많은 젊은들이 5월 영령의 넋을 위로하며 자신을 던졌다. 국가가 책임을 방지하고 있을 때 마땅히 밝히고 기억할 것을 위해 자신을 바쳤다”고 운을 뗐다.
문 대통령은 이어 “5월의 영령들과 함께 이들의 헌신을 헛되이 하지 않고, 더 이상 죽음과 고난이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 참이 거짓을 이기는 나라를 만들겠다. 광주 정신으로 평생을 살아온 정국의 518들을 함께 기억해달라. 이제 차별과 배제, 총칼의 상흔이 남긴 아픔을 딛고 광주가 먼저 국민 통합에 앞장서 달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끝으로 “광주의 아픔이 아픔으로 머무르지 않고 국민 모두의 상처를 품어 안을 때 광주가 내민 손은 가장 질긴 희망이 될 것이다. 목숨이 오가는 극한 상황에서도 절제를 잃지 않고 민주주의를 지켜낸 광주 정신은 그대로 촛불광장에서 부활했다. 국민이 대한민국의 주인임을 선언했다. 문재인 정부는 국민의 뜻을 받드는 국민의 정부가 될 것임을 광주 영령 앞에서 천명한다”고 밝혔다.
이희진 기자 (leeh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