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업무 지시로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를 구성하라고 주문했다. 경제부총리에게는 일자리 상황을 점검하고 당장 개선할 수 있는 사항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청와대에는 일자리수석을 신설했다. 새 정부의 제1 국정 과제가 일자리임을 거듭 강조한 행보다.
새 정부는 일자리 정책 핵심으로 공공 일자리 확대와 함께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내세웠다. 창업 생태계 활성화 기반으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꼽은 것은 의외다. 일각에서 정권 교체 후 센터의 역할과 기능이 크게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폐기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창조경제혁신센터를 '국민 아이디어 창업 허브'로 개편, 진화시키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더 많은 국민이 새로운 아이디어로 사업 모델을 발굴, 사업화를 시도할 수 있도록 창업 문턱은 낮춘다.
변화도 예고했다. 성과 없이 '유령 센터'처럼 운영되는 곳은 과감히 구조 조정하기로 했다.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센터 중심으로 통폐합한다. 지역별 18개 센터를 광역 단위로 통합 운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운영 방식도 민간 주도형, 민·관 협력형, 정부 지원형으로 차별화했다.
이 같은 계획에 센터 관계자들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우선 기존 체계에서 이어받을 것은 이어받겠다는 방침을 환영했다. 지난 3년여 동안 운영 과정에서 쌓인 노하우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창업 문턱을 낮추는 것은 좋지만 지원 아이템을 선별할 수 있는 전문성은 유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조 조정 과정에서 폐지되거나 축소되는 센터를 둘러싼 잡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성과가 미진한 일부 지역 센터를 폐지할 경우 지역 창업 문화를 도외시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창업하려면 무조건 수도권이 유리하다는 인식이 확산될 우려도 있다.
센터 관계자는 “'국민 창업 아이디어 허브'라는 이름이 무엇이든 가져오면 지원해 주겠다는 모델로 격하돼서는 안 된다”면서 “지난 정부에서도 외형으로 많은 아이디어를 받으려고 한 적이 있지만 3년 동안 운영되는 과정에서 전문가 의견을 반영, 실제 사업성이 있고 시장 경쟁력이 있는 창업 아이템에 지원하는 방향으로 재편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센터가 어떤 이름으로 변하든 대한민국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아이템을 분별해 내고 성장시킬 수 있는 전문 역량은 남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운영 방식을 세 가지로 나눈 것도 긍정 평가했다. 다만 창업진흥원 연계 과정에서 관치로 흐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 다른 센터 관계자는 “모든 센터를 일괄 지원하는 것보다 시장, 지역에 따라 운영 방식을 다르게 지원하는 편이 더 낫다”면서도 “다만 허브가 창업진흥원 같은 관리 위주 조직의 산하 기관처럼 운영될 경우 스타트업 생태계의 활력과 혁신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