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가 웨스턴디지털(WD)에 자사 반도체 사업 매각을 방해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도시바는 WD에 이같은 내용을 담은 편지 두 통을 보냈다. 하나는 양사 합작회사 일부를 도시바가 판매할 권리가 있다는 주장이 담겼다. WD 최고 법률 책임자 앞으로 보낸 다른 한 통에서는 WD가 합병 후 양사 관계를 공식화하는 제안을 비준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도시바는 이달 15일까지 이를 준수하지 않는다면 시설과 네트워크에서 WD 직원을 배제하겠다고 통보했다.
도시바가 WD측 주장을 사실상 거부한 셈이다. 도시바는 내년 3월까지 반도체 부문 매각을 마무리 지으려 한다.
도시바는 2006년 인수한 웨스팅하우스가 최근 파산신청을 하면서 경영에 큰 타격을 입었다. 웨스팅하우스 경영난으로 도시바가 지난해 1조100억엔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다. 도시바가 반도체 매각에 나선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도시바는 지난달 말까지 주요 은행에 대출 연장을 요청했고, 주식과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기도 했다.
WD는 지난달 도시바에 반도체 메모리 사업매각 독점교섭권을 요구했다. WD가 도시바에 반도체 메모리 사업을 제3자에 양도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양사는 메모리 생산에서 협력해왔다. 도시바는 같은 달 1일 반도체 메모리 사업부를 분사, '도시바 메모리'를 신설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