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AI를 선도한다]AI는 학제 간 연구 가능성 높여 주는 기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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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경제학을 접목한 '팩트 풀' 기술을 개발 중인 김주호 KAIST 전산학부 교수(왼쪽), 김지희 기술경영학부 교수(오른쪽).

“인공지능(AI)은 다른 학문과 연계할 때 더욱 큰 능력을 발휘합니다. 특히 정보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뉴스 진위를 판단하는 분야는 학제 간 연구에서 빛을 발합니다.”

AI와 경제학을 접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김주호 KAIST 전산학부 교수와 김지희 기술경영학부 교수는 AI 기반 융합 연구는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학문의 벽을 허물고 협력체계를 이룰 때 새로운 AI 활용 기술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2014년부터 예산 관련 문서 정보에 빅데이터를 연동하는 '팩트 풀'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팩트 풀 시스템은 문서 정보에 나온 각종 수치를 분석해서 그동안의 예산 추이와 비슷한 규모의 예산 항목, 분석 내용 등을 자동으로 출력해 보여 주는 시스템이다. 가짜로 의심되는 정보를 바로잡는 기능도 있다. AI 및 HCI(사람과 컴퓨터의 상호 작용)를 경제학과 접목했다. 정보의 신뢰성을 높이면서 학제 간 연구를 이룬 대표 사례다.

김주호 교수는 김지희 교수와 함께하지 않았다면 시스템 개발을 시도하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를 기반 기술로 활용하려면 그 틀을 채울 알맹이가 필요하다”면서 “정보와 전문 인력이 없으면 새로운 분야에 AI를 적용한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두 사람은 부부다. 이 덕분에 생각을 공유하고 협력해야 하는 융합 연구를 좀 더 쉽게 진행할 수 있었다. 김주호 교수는 문서에 적힌 숫자의 의미를 파악하는 AI 기반 '자연어 인식' 기술을 시스템에 적용했고, 김지희 교수는 경제학 관점의 정보 산출과 분석을 도맡았다.

모든 융합 연구 과정이 완벽하지는 않았다. 김지희 교수가 분석 정보를 많이 전달하는데 중점을 뒀다면 김주호 교수는 시스템의 효율성과 사용자 인터페이스(UI)에 집중했다. 김지희 교수는 다른 전공을 공부하며 생긴 '생각의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세상을 거시 또는 미시로 보는 것이 달랐습니다. 다른 학문을 공부하고 연구 환경도 달랐기 때문에 무엇보다 서로의 생각을 모으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이들은 자신들과 같은 학제 간 연구 사례가 KAIST를 비롯한 연구기관에 확산되기를 바랐다. 다른 학문과의 융합이 AI 기술 발전을 더 건전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더 많은 분야의 사람이 모여서 AI 기술 발전의 여파를 고민해야 한다고 봤다.

김주호 교수는 “AI는 끝을 알 수 없는 속도로 계속 발전하고 있고, 세계에 미치고 있는 파급력도 엄청나다”면서 “AI 기술을 더 건전하게 활용하려면 많은 분야의 인력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