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해외 언론, 삼성전자의 엘리엇 요구 거부 주목

해외 언론도 삼성전자가 지난해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요구한 지주사 전환을 거절한 것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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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들은 삼성전자가 지주사 전환을 하지 않은 배경에는 이재용 부회장이 연루된 국내 정계 혼란이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27일 2017년 1분기 콘퍼런스콜을 통해 지주회사로 전환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으며, 향후에도 그럴 계획이 없다고 발표했다.

WSJ는 “투자자와 정부기관 등이 삼성전자의 기업 구조 개편을 요구해 왔지만 실현되지 못했다”면서 “삼성전자도 지난해 11월부터 지주회사로의 전환 가능성을 검토했지만 이 부회장 구속 등 악재가 악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삼성전자는 기업 지배 구조 변화에 대한 엘리엇의 기대감을 저버렸다”면서 “이번 결정은 이 부회장 구속 등 국내 정계 혼란으로 촉발됐다”고 보도했다.

김우찬 고려대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이 부회장이 감옥에 있음에도 삼성전자가 좋은 실적을 내고 있어 한국 재벌이 가족 구성원 없이도 계승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 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결정은 주주에게 더 많은 수익을 주기 위한 것”이라면서 “많은 주주가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이 불가능할 것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5월 대선을 앞두고 재벌가 영향력을 줄여야 한다는 요청이 많아지고, 국회에서 관련 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부언했다.

CNBC는 엘리엇의 지주사 전환 요구가 삼성전자 경영에 있어 이 부회장의 최순실 사태 연루와 비등한 수준의 방해 요소가 됐지만 결국 결단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현재 삼성전자의 결정에 대해 엘리엇의 공식 반응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앞으로 엘리엇 주주들이 이에 어떻게 대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앞서 엘리엇은 지난해 10월 삼성전자에 지주회사와 자회사로 분할한 뒤 삼성전자 지주회사를 삼성그룹 지주사격인 삼성물산과 합병하는 안을 공개 제안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