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4차 산업혁명의 논란과 우리의 대응

'4차 산업'과 '4차 산업혁명'은 다른 이야기다. 전체 틀 자체를 바꾸는 '혁명'과 새롭게 성장하고 발전을 거듭하는 '혁신' 또한 다른 이야기다. 기존 산업에 비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 사회의 핵심 기술이 넓고 방대하며 빠르게 변화한다는 전제 아래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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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IoT, 로봇, 빅데이터, AI를 손꼽는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빌 게이츠의 언급이나 각종 보고는 AI가 빠른 시간 내에 실현되지 못할 것이라고 확언하고 있다. 최소한 40~50년 이후에나 바뀔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IoT는 이제 시작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AI 기반의 데이터베이스(DB)도 수집하지 못한 상태다. 4차 산업혁명은 이러한 핵심 요소 기술의 화학적 융합이다. 이에 따라서 몇 가지 기술 발달만으로 우리가 상상하거나 우려하는 현상을 가까운 미래에 쉽게 볼 수는 없을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

그럼에도 로봇과 홈에이전트를 이용한 AI 바람이 불고 있다. 스마트 홈, 스마트 시티를 중심으로 IoT가 구현되고 있다. 다양한 센서를 이용한 '비포 서비스'가 가능한 스마트공장을 만들어 가고 있으며, 2021년에는 자율주행자동차에 면허증을 줄 판이다.

앞으로 10년이나 20년 후에는 인간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에너지, 산업, 정보의 흐름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우리나라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세대(5G) 이동통신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고, 2020년 이전에 세계 최초로 상용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5G 서비스가 4차 산업혁명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데 많은 전문가가 공감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020년에는 40억명이 연결되고, 250억개의 지능 시스템과 한 해에 50조기가바이트(GB)의 데이터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트워크 속도 개선이 4차 산업혁명의 가장 중요한 인프라로 인식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20년 이후에는 매출 4조달러 기회를 잡는 기업의 탄생을 예고한다. 이렇듯 4차 산업혁명의 박진감 넘치는 역동성과 새로운 기회는 2020년을 기준으로 박차를 가하게 될 것은 분명하다.

이 때문에 선진국을 중심으로 각국에서는 시간이 별로 남지 않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성공 전략을 나름대로 준비, 실행하고 있다. 독일은 인터스트리 4.0을 중심으로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한 스마트 팩토리를 육성한다. 클라우드나 온라인 플랫폼 중심의 미국, 로봇을 통한 일본, 제조업의 고도화를 꾀하는 중국, 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싱가포르, 핀테크를 중심으로 하는 영국 등이 4차 산업혁명 주도권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지난해 12월 '지능정보사회 중장기 종합대책'을 내놓고 실행에 들어갔다.

이러한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가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4차 산업혁명의 정의를 분명히 알고 혁신이 아닌 '혁명' 수준의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끌기 위한 핵심 기술 연구개발(R&D)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며, 대규모 투자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다양한 조합의 기술에 대한 R&D가 중요하다.

독일, 미국, 영국,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의 국가 전략을 살펴보면 자국에 가장 잘 맞는 전략을 구상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자신이 가장 잘하는 분야에 역량을 총집결하고 남들이 쉽게 따라하지 못하면서 차별화할 수 있기 때문에 탁월한 전략 선택이다. 성공에 대한 신뢰가 높다. 우리도 우리가 가장 잘하는 영역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중심으로 미래 먹거리인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우리에게 국가 부흥을 위해 더 없이 좋은 기회다.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에 비해 대단히 유리한 위치에 있다. 미래 사회는 '초연결 사회'이기에 사람과 사람, 사물과 사물, 사람과 사물 간 연결성 측면에서 우리나라가 최고 기술 및 인프라를 갖췄기 때문이다.

최재홍 강릉원주대 과학기술대학 교수 smart_phon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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