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열정과 끈질긴 DNA 보유한 대한민국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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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 북미를 자동차로 횡단하다가 갑자기 도로 위에 멈춰 선 경험이 있다. 북미 지역 전역에 통용되는 '080 무료 서비스'를 연결하니 콜센터 여직원이 필자의 신상과 차량 정보를 10분 이상 물었다. 이후 컴퓨터가 다운됐다며 1시간 후에 다시 전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망연자실했지만 1시간 뒤에 다시 전화를 걸었다. 여직원은 차량과 신상 정보를 다시 물었고, 그제야 다친 곳이 없냐며 엔지니어를 곧 보내 주겠다고 했다.

이후 한 시간이 넘어서야 나타난 기사는 반바지와 텁수룩한 머리에다 마치 술 취한 사람처럼 보였고, 차를 살펴보더니 전자제동장치로 움직이기 때문에 자기 능력으로는 안 된다며 배터리 부팅만 해 주고는 근처 사후관리(AS)센터로 가라고 했다. 황당했지만 AS센터로 향했다. 도착하니 금요일 오후 5시. 기술자들이 모두 퇴근한 뒤였다. 그나마 딜러숍에서 제공한 차로 근처 숙소까지 이동해 주말을 보냈고, 월요일이 돼서야 차량을 수리해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며칠 후 장기간 출장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다. 장기간 주차했기 때문에 차 배터리가 방전돼 미국에서와 같이 콜센터에 전화를 했다. 콜센터 직원은 자동으로 필자 이름이 등록됐는지 “○○○ 고객님 안녕하세요.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라고 응대했고, 전화한 장소를 위성항법장치(GPS)로 인식해서 차량 위치를 묻지도 않고 기사를 정확히 4분 30초 만에 도착하도록 조치했다. 수리할 때는 콜센터에서 자동으로 기계음 전화가 걸려와 수리기사의 도착 여부를 묻는 등 미국과 극명하게 대조되는 서비스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때 내가 외친 소리는 “대한민국 만세”였다.

세계가 극찬하는 대한민국의 거미줄 같은 지하철은 서울 생활에서 자동차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다. 전 세계 어디를 가도 극찬할 만한 일이다. 이 밖에 한국 여행을 마친 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찬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24시간 문을 여는 설렁탕집과 뼈다귀해장국집, 단 10분 만에 배달되는 각종 배달 음식 등이야 말로 세계에서 찾아볼 수 없는 대한민국 국민의 '열정 DNA'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다. 그 무엇으로도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할 수 없는 우리만의 특장점이다.

요즘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앱)을 보면 무수히 많은 사업 모델이 개발돼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서비스가 우리를 즐겁게 해 주고, 편리한 생활을 영위하게 해 준다. 그것도 어느 순식간에 말이다.

한국 근무를 마치고 돌아간 뉴욕타임스 기자가 이러한 한국 문화 속에 살다가 미국에 도착하니 마치 암흑기 같다면서 미국은 한국을 따라가려면 4년은 족히 필요하다는 칼럼을 쓴 적이 있다.

필자는 이제 이것을 우리가 역으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뛰어난 비즈니스 모델을 전 세계 대상으로 공급해야 한다. 물론 모든 나라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시야를 넓혀서 정보기술(IT) 기반 서비스를 글로벌화해야 할 때다.

현재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추진하는 '모디노믹스'는 세계 매체에서 찬사를 보내는 훌륭한 정책이지만 각기 당파 이득을 추구, 법안 통과 속도가 경제 흐름을 ?아 가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인도 기업인들은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를 극찬, '한국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 변화를 리드해 가기 위해서는 개혁에 속도를 내야 하지만 현재와 같은 속도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미국 소프트웨어(SW) 플랫폼 및 빅데이터 전문회사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세일러와는 우연한 인연으로 SNS 친구를 맺어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다. 미국 소규모 회사지만 세계 국가 대부분을 대상으로 사업을 영위하면서 자신만의 특유한 가치를 세계에 공급하고 있다. 1개 아이템으로 세계를 정복하고 있는 셈이다.

자, 이젠 우리 차례다. 처음부터 큰 그림을 그리고 대한민국이 보유한 특유의 DNA로 1%가 아닌 99% 세계 시장으로 펼쳐 나갈 절호의 기회다.

곽정섭 글로벌코드 경영연구소 대표/경영학 박사 jskwak55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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