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가전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는 반면 스마트TV 해킹 사례 등 스마트 가전을 이용한 범죄 행위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8일 BBC 등 외신은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CIA 사이버 정보센터 문서 수천 건에 삼성전자 스마트TV(F8000·2013년 초 출시)가 TV 악성코드 '우는 천사'(Weeping Angel)에 해킹 당했다고 보도했다.
우는 천사에 노출되면 스마트TV가 꺼진 상태에서 TV가 있는 장소 소리를 도·감청하고 녹음하는 것은 물론, 저장된 와이파이 사용자와 비밀번호까지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져 전방위적 해킹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문서 진위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스마트TV로 개인 삶을 감시할 수 있다는 사실에 세계는 경악했다.
스마트가전을 통한 해킹사례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2014년 미국 캘리포니아 서니베일에 본사를 둔 보안서비스업체 프루프포인트는 스마트TV와 냉장고를 해킹해 스팸을 발송한 사이버 공격이 있었다고 밝힌바 있다. 사이버 공격은 2013년 12월부터 14년 1월까지 세계에 걸쳐 이뤄졌다. 주로 하루에 세 번씩 10만건 단위의 악성 이메일 총 75만건을 발송했으며 공격대상은 기업과 개인 모두 포함됐다.
이외에도 올해 초 한 완구업체에서 제조한 와이파이가 가능한 곰 인형 '테디베어'를 통해 어린이들의 대화가 온라인으로 유출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해 성탄절에는 미국 한 가정에 설치된 스마트TV가 해킹을 당해 나흘동안 TV를 볼 수 없는 사건도 있었다. 스마트 TV를 조작하지 못하게 만든 후 이를 풀어주는 조건으로 금전을 요구한 것이다.
실제 해킹피해로 인해 구식 시스템으로 돌아간 사례도 있다. 지난해 해커들이 알프스 산맥 자락에 위치한 오스트리아 한 호텔 전자 키카드 시스템을 집요하게 공격해 잠금장치를 사용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호텔은 해커로부터 1500유로를 내라는 협박을 받아 결국 구식잠금장치 시스템으로 되돌아갔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