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대표 박은상)가 지난해 영업 손실을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매출은 늘고 영업 손실이 줄면서 장기 수익 구조 개선 가능성을 내비쳤다. 외형 성장을 위한 '계획된 적자' 전략에 변화의 조짐이 감지된다.
위메프는 2016년 실적 집계 결과 매출 3691억원, 영업 손실 636억원을 기록했다고 6일 공시했다.
전년의 영업 손실 1424억원보다 무려 788억원을 줄이면서 손익을 개선했다. 같은 기간의 당기순손실은 614억원 감소한 830억원으로 집계됐다.
위메프의 2016년 매출은 전년 대비 70.5% 증가한 3691억원이다. 영업 손실을 줄이면서도 외형 키우기에는 성공한 셈이다. 신선식품 서비스 '신선생', 신발 편집 매장 '슈즈코치' 등 직매입 관련 서비스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체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위메프의 직매입 상품 매출은 전년 대비 105.4% 증가한 2043억원을 기록했다. 연매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55.4%다. 통신판매중개업(오픈마켓)의 수수료 매출은 40.7% 성장한 1648억원을 기록했다. 직매입 서비스 매출이 중개 방식 수수료 매출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박은상 대표는 “올해 수익성 개선은 물론 지속 성장을 위한 외연 확장에 속도를 붙일 계획”이라면서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업계 수위 사업자들과 새로운 경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해설
현재 온라인 쇼핑 시장은 매년 수천억원대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투자를 지속하는 치킨게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장 점유율이 잠재 수익과 직결된다는 인식 탓에 적자를 봐도 투자를 멈출 수 없다.
외부 투자금 유치, 증자, 수익 구조 다변화 등으로 반등을 꾀했다. 그러나 시장 경쟁이 매년 격화하면서 적자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태다.
실제 쿠팡, 티몬, 위메프 3사가 지난 2013년 이후 기록한 적자 규모는 1조원 이상이다. 이들은 그동안 매년 반복된 영업 손실을 외형 성장을 위한 '계획된 적자'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 유치를 통한 적자 비례 성장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외형과 수익을 동시에 잡는 성장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위메프는 수익성을 개선한 지난해 실적으로 '계획된 적자' 공식을 깨면서 새로운 경쟁 구도를 예고했다. 당초 유통업계는 지난해 위메프의 영업 손실 규모를 1000억원 이상으로 내다봤다. 새로운 직매입 서비스와 배송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상당한 투자비용을 쏟아 부었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위메프는 시장 예상보다 낮은 600억원대 적자로 선방했다.
위메프 관계자는 “지난해 손익 관리 전반에 관한 스터디를 마무리했다”면서 “앞으로 낭비 없는 성장 기조를 기반으로 수익성을 지속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