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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디지털카메라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빠르게 변화하는 카메라시장 환경에 따라 1997년부터 약 20년간 명맥을 이어오던 삼성전자 디지털카메라는 시장에서 찾아 볼 수 없게 됐다. 다만 기어360 카메라, 스마트폰 카메라 등 새로운 제품군으로 재탄생해 삼성전자 카메라 명맥을 잇는다.

삼성전자는 “더 이상 디지털카메라를 생산·판매하지 않는다”고 5일 밝혔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도 주요 제품 매출 IT·모바일(IM) 분야에서 '디지털카메라' 항목이 삭제 됐다. 지난 3분기까지 IM 분야에서는 HHP, 네트워크시스템, 컴퓨터 등과 함께 디지털카메라가 주요 매출 항목을 차지했지만 판매 비중 감소와 함께 사라졌다. 지난 2015년 3월 출시한 미러리스 카메라 'NX 500'을 끝으로 삼성전자 디지털카메라 명맥이 끊겼다.

삼성전자는 관계자는 “더 이상 디지털 카메라를 생산·판매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카메라 사업 자체를 접는 것은 아니며 새로운 카테고리 제품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철수한 원인은 시장변화 때문이다. 스마트폰의 폭발적인 성장은 엔트리급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내던 삼성전자에 타격이 됐다.

삼성전자는 시장변화에 따라 2006년 펜탁스 교환렌즈를 그대로 사용하는 'GX-1S' 등 첫 DSLR 카메라를 시장에 내놨다. 하지만 스마트폰 카메라 화질이 빠르게 향상되면서 소비자는 사진 촬영 도구로 DSLR와 스마트폰 중 한 가지를 선택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다음 타깃으로 미러리스 'NX' 시리즈를 시장에 내놓으며 호평을 받았지만 결국 마지막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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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기어360 이미지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강점을 갖고 있던 엔트리급 카메라 시장이 스마트폰 성장으로 급속도로 줄어들어 경쟁력을 잃었다”면서 “프리미엄 카메라 시장에서는 100년 이상 업력을 갖고 있는 캐논, 니콘 등도 고전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아 삼성전자가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철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디지털카메라 생산과 판매를 중단했지만 카메라 사업에서 완전하게 손을 뗀 것은 아니다. 지난해 4월 기어360 카메라를 시작으로 새로운 제품군으로 카테고리를 변경해가고 있다. 기어360 카메라는 가상현실(VR) 시장의 폭발적 성장과 함께 내놓은 전략 제품으로 자사 스마트폰, 기어VR 함께 VR 생태계를 만들어 갈 것으로 보인다. 해당 제품은 삼성전자 자체 광학 기술을 접목해 탄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979년을 시작으로 이어온 카메라 사업은 디지털카메라에 이어 기어360 카메라 등 새로운 카테고리 제품으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카메라 사업 자체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카테고리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