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포드대학교 자동차 연구센터장을 지낸 스벤 베이커 교수가 완전자율주행 시대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2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주장했다. 또 커넥티드카는 추가 비용에 대한 사용자 거부로 최소한의 기능만 상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벤 베이커 스탠포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4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킨텍스에서 열린 '2017 서울모터쇼 국제 컨퍼런스'에서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전기차 △차량공유 등이 미래 자동차 산업을 이끌어갈 핵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커 교수는 자율주행차 시대에 대한 명확한 전망은 불가능하다면서도 각광받을 것에 대해서는 확신했다. 또 산업·기업별로 자율주행 기술 수준이 다른 점을 감안하면 완전 자율주행 시대가 정착하기에는 20년 이상 시간이 걸릴 것으로 바라봤다. 2020년부터 부분자율주행이 상용화 되고, 2025년에는 화물차, 버스, 법인택시, 카쉐어링 서비스 등에서 자율주행이 먼저 구현될 것이나는 전망이다. 다만 모든 사람들이 자율주행차를 이용하려면 2030년보다 훨씬 먼 미래에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율주행 기술은 IT 기업들이 주도해서 개발해왔지만, 최근 들어 기존 완성차 업체들도 기술력이 비슷한 수준으로 발전했다”며 “미래 자율주행차는 AI, 딥러닝 등 첨단 기술과 전통적인 주행 알고리즘을 혼합해서 구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과 달리 커넥티드카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기능'만이 상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가 비용 문제 때문이다. 커넥티드카는 통신망에 연결돼야 하고, 사용자가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통신료를 내야 한다. 컨설팅 회사 맥킨지가 2015년 실시한 조사에서, 커넥티드카를 사용하겠다고 응답한 사람 가운데 32% 만이 커넥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따르는 추가 비용을 지불하겠다고 답했다. 커넥티드카 관련, 개인정보 보호 문제에 신경을 써야 하는 것도 복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커 교수는 친환경차 시장에서 수소전기차(FCEV)가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020년 후반부터 하이브리드차(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전기차(EV)등 친환경차가 자동차 시장 주류로 자리잡고, 2030년 이후 FCEV 대중화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서는 배터리 가격 하락이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사용자 편의성을 강화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미래 친환경차 시장에서는 FCEV가 주류로 자리 잡고, PHEV, EV 등이 보완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커 교수는 미래에 카쉐어링, 라이드쉐어링 등 공유경제가 확대돼도, 차량 구매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우버(Uber), 리프트(Lyft) 등 신규 공유 사업이 기존 택시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커 교수는 “최근 카쉐어링과 라이드쉐어링이 확산되고 있지만, 여전히 주류로 자리 잡지는 못했다”며 “최근 들어 경제적인 이유로 운전 면허 취득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더 많은 사람들이 차량 공유 서비스를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