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美·中발 외국인투자 급감…보호무역주의·사드 여파인듯

Photo Image

미국 보호무역주의와 중국 사드 보복 등 우리나라를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외국인 투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 외국인 직접투자는 작년보다 10% 가까이 줄어들었다. 최근 2년간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던 외국인 투자가 관망세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 1분기 외국인직접투자(FDI) 신고액이 38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 줄었다고 4일 밝혔다.

산업부는 최근 5년간 1분기 신고액 평균인 37억2000만달러를 웃돌아 세계적인 투자 관망세를 고려하면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평가했다. 또 신고와 동시에 자금이 도착하는 인수합병(M&A)형 투자가 늘어 도착금액은 27억7000만달러로 작년보다 38.1% 늘었다.

국가별로는 미국과 중국발 투자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미국은 1분기 신고액 3억65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3.5% 감소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 경제·통상정책과 금리 인상 등 영향으로 개발도상국을 상대로 한 투자가 전반적으로 주춤하면서 한국 투자도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중국으로부터 신고된 투자액도 1억6300만달러로 56.4% 급감했다. 하지만 홍콩, 싱가포르 등을 포함한 중화권 투자는 19억3800만달러로 35.1% 증가했다. 중국으로부터 직접 신고된 금액은 줄었지만 금융·보험과 부동산 개발 등 서비스 분야를 중심으로 한 우회 투자는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박성택 산업부 투자정책관은 “미국발 투자는 트럼프 행정부 보호무역주의와 리쇼어링 등 투자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여러 정책으로 관망세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 인상 등 기회비용을 수반하는 요인 등 불확실성도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또 “중국발 외국인 투자는 구체적인 사례를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전반적으로 신중해지는 모습”이라며 “하지만 도착기준으로 보면 연간 4억달러 내외로 우리나라 전체 외국인 투자에 미치는 영향은 다소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연합(EU)도 브렉시트와 각종 정치 일정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유로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한국을 비롯한 전반적인 대외 투자가 주춤했다. 올 1분기 EU의 한국투자 신고액은 8억7600만달러로 50.3% 감소했다.

일본은 2015년 2분기 이후 7분기 만에 신고액이 플러스로 전환했다. 일본의 한국투자 신고액은 4억700만달러로 153.0% 증가했다. 소재부품 분야 투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콘텐츠, 부동산 개발 등 서비스 분야도 증가 추세를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투자가 작년보다 23.1% 감소한 9억7100만달러, 서비스업 투자는 28억2000만달러로 전년보다 4.5% 감소했다.

산업부는 올해 세계 FDI가 약 1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금리인상 속도와 주요국 경제정책 방향, 브렉시트 등 대형 이벤트가 많아 불확실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에 EU, 일본 등 주요국에 대한 투자유치 활동을 집중 추진하고 주한 외국기업과 소통 강화, 신산업분야 현금지원 확대 등을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분기 및 국가별 외국인직접투자 추이, (신고 기준, 단위:백만달러, %), 단위:산업통상자원부>

분기 및 국가별 외국인직접투자 추이, (신고 기준, 단위:백만달러, %), 단위:산업통상자원부

양종석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