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에너지 산업은 연료를 수입하고 발전소와 선로를 깔아 소비자에게 전기나 가스 등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게 주된 임무였다.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수급 인프라를 갖춘 지금은 설비 확대보다는 이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운영하는가가 더 중요한 가치로 자리잡았다. 에너지와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4차 산업혁명이 에너지 산업의 미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한전KDN이 이 같은 변화를 타고 에너지ICT 솔루션 개발에 역량을 집중한다. 그동안 개발해 온 솔루션을 연내 서비스하고, 민간이 활용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솔루션은 B2B(기업간거래) 방식 공급이나 기업별 매칭도 돕는다.
지금까지 전력그룹사 IT 지원 업무에 머물렀다면 앞으로는 에너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솔루션·서비스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운영을 시작한 차세대 웹GIS(지리정보시스템) 기반 전력관리 서비스 플랫폼 'K-GIS'는 그 출발점이다.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융합 환경에 최적화된 K-GIS는 빅데이터를 분석해 전력수요 예측과 입지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한국전력 차세대 전력판매정보시스템과 한국지역난방공사 등에서 운용되고 있으며 전력관리 분석과 예측이 빨라지는 것은 물론, 실시간으로 계통관리와 현장 대응도 가능하다.
4차 산업혁명 ICT융합 솔루션도 잇따라 내놓는다. 스마트그리드 핵심 기기인 차세대 데이터수집장치(DCU)도 곧 출시하며, 최근 개설된 전력거래소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양방향거래 시장에도 시스템을 개발·공급했다.
이 밖에 △태양광 발전소 관제시스템 △마이크로그리드 에너지종합관리시스템(MG-EMS) △지중전력구 통합예방진단 시스템(배전) △물리적 일방향자료전달시스템(NIMA-1000) 등 에너지ICT 핵심 솔루션 4종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한전KDN은 에너지ICT 솔루션 고객을 에너지 공기업에서 민간과 해외시장까지 넓힌다는 계획이다. 태양광 발전소 관제시스템은 일본 이바라키현 54㎾급 태양광 발전 사업 프로젝트에 구축 중이며, 향후 일본 내 추가 사업 수주가 기대된다.
MG-EMS는 안좌도와 가사도 등 국내 에너지자립섬 모델과 함께, 지난해 캐나다 온타리오 마이크로그리드 실증 사업에 MG운영시스템으로 쓰이고 있다. K-GIS는 베트남전력청(EVN) 등 해외 전력사업자를 대상으로 수출을 계획 중이다.
물리적 일방향 자료전달시스템(NIMA-1000)은 향후 에너지 4차 산업혁명 시대 해킹 대비를 위한 솔루션이다. 한쪽 방향으로만 데이터를 전달할 수 있어 전기·교통·금융 등 주요 기반시설 데이터 망에 대한 외부 공격을 막는다. 악성코드나 해커 침입 등 외부 공격을 원천 차단함으로써 기관망의 안정적 운영에 핵심 역할을 한다.
한전KDN 관계자는 “에너지 4차 산업혁명에서는 ICT 솔루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ICT 융합 솔루션을 계속 선보여 안정적인 계통 운영과 분산전원 확산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