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3일 당내 경선 마지막 관문인 수도권·강원·제주 지역 선출대회에서 과반을 획득해 본선에 직행한다면 '대세론'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 지금까지 각종 여론조사와 지지도 흐름을 보면 이날 경선 없는 대선직행을 확정지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근 강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기세를 누그러뜨리는 차원에서 단 0.1%포인트(P)라도 당내 지지도를 끌어올려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기도 하다.
가능성이 많이 낮아지긴 했으나 안희정·이재명 후보에게 수도권 막판 바람을 허용하면서 과반 획득에 실패한다면 그야말로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文, 과반 자신하면서도 “집안 통합”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결선 투표 없이 본선 직행을 자신했다. 과반 이상 득표라면 당내 '압도적 지지'는 확인됐지만 당내 지지표 '록인(Lock-in)'에 총력을 걸어야 하는 입장이다.
만약, 본선 진출을 하더라도 안희정·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던 표가 민주당 안에 머물지 않고 타 후보로 흘러든다면 문재인 후보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수 있다.
문 캠프 임종석 비서실장이 “용광로 캠프를 구성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여전히 부족함을 느낀다”면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에게 남긴 상처를 돌아봐야 할 때”라고 밝힌 것도 이런 배경이 깔렸다.
문 후보도 이날 연설문에 (안희정·이재명) 두 후보의 '포용과 통합의 정신' '뜨거운 분노와 치열한 시대정신'을 흡수하겠다고 천명했다.
◇안희정·이재명 “수도권 표로 과반 저지”
현재 당내 2·3위를 달리고 있는 안희정 지사와 이재명 시장은 수도권에서의 인지도와 인기를 반영해 반드시 문재인 후보의 과반을 저지하고, 결선투표까지 가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오히려 결선투표로 가면 문재인 후보의 한계가 더 부각되면서 자신들의 승리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대의원들과 경선 참가 일반 유권자를 향해 문재인 후보 독주가 오히려 안철수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경쟁력을 악화시킨다는 취지로 자신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최종 경선대회가 열린 광명스카이돔에 모인 유권자 사이에선 과연 최종 2위가 누가될지에도 초미의 관심을 보였다. 한 경기도 유권자는 “내가 지지하는 사람이 어떻게 될지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 현장에 왔다”며 “사실 1위도 1위지만, 2위와 3위는 그야말로 정치적 입지와 차기에서의 영향력이 천양지차이기 때문에 2위 안착싸움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철수, 민주 선출 과정 지켜보며 “양자대결”
안철수 국민의당 예비후보는 4일 당내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지만 안정권에 들어선 지지율 덕분에 사실상 편안한 분위기로 민주당 최종경선을 지켜봤다.
안철수 후보는 어떤 후보든 “양자대결로만 가면 승산이 있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국민의당 측은 내심 문재인 후보가 이날 과반 획득에 실패해 '대세론'이 더 위협 받기를 바라는 눈치였지만 어떤 결과든 상관없다는 생각이 강했다.
안철수 후보는 4일 국민의당 당내 경선이 마무리되고, 5당 후보 체제가 확정되면 오히려 문재인 후보와 자신만의 양자구도가 더 확연해 질 것으로 자신했다.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