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새출발, 거버넌스 혁신]<9>회의 단 한번 안연 위원회도 수두룩…평가는 답변서가 전부

“위원회 운영 우수사례는 해당 부처에 선정 가이드라인을 주고 해당 사례를 받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554개 위원회를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감사할 권한도 없습니다.”

행정자치부 담당 과장이 밝힌 위원회 우수 사례 선정 방법이다. 행자부는 위원회 '유명무실' 논란이 끊이지 않자 위원회 우수 사례를 선정하기로 했다. 위원회 운영을 효율화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우수 사례 선정 기준은 위원회가 작성해 준 답변서가 전부다.

554개 행정기관위원회 관리를 11명이 근무하는 행자부 내 1개 과가 담당한다. 위원회 관리를 소관 부처가 공개하는 행정기관위원회 현황에 의존하는 이유다.

행자부는 그동안 위원회 적정성 평가를 '연간 회의 개최 건수' 기준으로 했다. 회의 횟수로 위원회를 평가했다. 위원회 회의 결과가 관련 정책에 반영됐는지 여부는 파악하지 못했다. 서남교 행자부 경제조직과장은 “기존 양적 조사에 의한 위원회 평가는 한계가 있다”며 “올해는 우수사례를 확보해 홍보하려 한다”고 말했다.

유명무실 위원회는 폐지한다. 서 과장은 “최근 3년간 회의 실적이 낮은 위원회는 관련 부처와 협의해 폐지를 포함한 정비를 하려 한다”며 “올해도 정비 대상을 선정 중”이라고 설명했다. 위원회 정비는 2008년 2월 이후 9차례 진행됐다. 이후 총 356개가 폐지됐다. 219개로 가장 많은 위원회가 폐지된 2008년 5월을 제외하면 연 평균 17개 위원회가 없어졌다.

게티이미지뱅크

회의를 단 한 번도 개최하지 않은 위원회가 100개 넘는 점을 감안하면 폐지된 위원회 수는 적다. 김동욱 서울대 교수는 “위원회가 법률에 근거해 신설되기 때문에 행정적으로 폐지하기가 쉽지 않다”며 “위원회 소관부처가 평가를 세밀하게 하든지, 불필요한 위원회는 정리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표]행정기관위원회 폐지 현황 ( *9차 대상 폐지 위원회는 한시존치 포함 / 자료 : 행정자치부)>

신혜권 SW/IT서비스 전문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