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21세기 최고의 전략자원 희토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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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넘쳐나는 국내 쌀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경기도 안성시 보개농협 미곡종합처리장에서 지역 농업인과의 간담회에서 “북한에 쌀을 수출하고 대신 북한의 광물, 희토류를 맞교환해 온다면 우리의 남은 쌀 재고 문제도 해결된다”면서 “동시에 지하광물과 희토류를 국제 시세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전 대표가 제안한 방안에 대해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안 위반 논란에 앞서 과연 북한에 희토류가 어느 정도 매장돼 있는지, 품위와 기술력은 어느 정도인지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문제다.

2010년 9월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인근 해역에서 중국 어선과 일본 순시선이 충돌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양국 간 영유권 분쟁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에 중국은 희토류 카드를 꺼냈다. 중국의 희토류 최대 소비국인 일본은 결국 분쟁 17일 만에 나포한 중국 선장을 석방했다. 세계는 이 사건으로 위기의식을 느끼기 시작했다. 자원이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희토류는 첨단 산업의 필수 원료다. 희토류 없이 휴대폰, 반도체, 자동차를 생각할 수 없다. 철강, 세라믹 등 전통 산업 분야에도 들어간다.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물론 의료, 항공, 농업분야에까지 빠지지 않는 광물이 희토류다. 이처럼 산업 전반에 걸쳐 두루 사용되기 때문에 희토류를 '첨단 산업의 비타민'이라고도 부른다.

희토류는 일반 광물과 다르다. 구리, 철, 아연, 니켈 등 일반 광물은 단일 원소로 이뤄져 있다. 이들 일반 광물은 채광 및 선광 단계를 거치면 충분히 판매 제품으로서의 가치를 띠게 된다. 그러나 희토류는 그렇지 않다. 희토류는 채광, 선광 이후 원소별 분리 단계가 필요하다. 성질이 유사한 희토류 원소들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서 희토류 가공 기술의 핵심은 묶여 있는 원소를 단일 원소로 분리하는 데 있다. 산업 원료에 맞게 쓰일 수 있도록 가공해야 한다. 희토류 가공 기술은 일본이 가장 앞서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일본에 미치지 못한다. 우리나라는 대부분 가공된 제품을 수입해 사용한다. 희토류가 제품화되기까지는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북한 희토류는 광물 그 자체다. 즉 광물 그 자체만으로는 아무런 경제적 가치가 없다. 문제는 엄청난 공해 물질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환경 보호를 위해 자국 내 희토류를 생산하지 않거나 생산을 점차적으로 중지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마운틴 패스 광산이다. 이 광산은 2002년부터 채광을 중지했다. 우리나라에도 희토류가 있다. 강원도 홍천과 충북 충주에 광산이 있다. 여기에서 산출된 매장량은 홍천 2600만톤, 충주 2100만톤이다. 그러나 품위나 개발 환경 때문에 생산을 못하고 있다.

이명박 정권 때는 정부 정책으로 희토류 확보 계획이 수립됐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중국과 합작으로 희토류 가공 사업인 서안맥슨과 포두영신 사업을 하고 있다. 서안맥슨 사업은 광물자원공사가 지분 49%, 중국 서준기업이 51%를 보유하고 있다. 포두영신 희토 자성 재료 사업은 한국 60%(광물자원공사 29%, 포스코 31%), 중국 40%를 갖고 있다. 또 광물자원공사는 2011년 12월 세계 최초로 항온, 항습 기능을 갖춘 희토류 비축 전용 창고를 군산에 만들었다. 광물자원공사는 희토류를 포함해 10종의 희유금속 전략비축계획(60일분=7만9300톤)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55.25일(목표치 대비 92.086%)을 확보한 상태다. 그러나 희토류 등 희유금속의 안정 확보를 위해서는 지금의 비축 체계에서 벗어나 국내외 희토류 광산을 직접 개발하는 등 중장기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그 이유는 희토류가 21세기 최고의 전략 자원이기 때문이다.

강천구 영앤진회계법인 부회장 kkgg10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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