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사장 “AI로 승부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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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인공지능(AI)으로 승부를 보겠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인공지능(AI) 사업단을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4월 1일자로 신설되는 AI 사업단은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AI 사업본부, AI 서비스본부, T맵 3개가 집결했다. 모두 AI가 핵심 동력인 사업이다. 종합기술원 산하 미래기술원 인력이 AI기술 1·2본부로 합류했다. 상품과 기술 개발이 한 곳에서 이뤄지는 구조다.

박 사장이 AI 사업단을 신설한 건 CEO로서 자기 색깔을 내겠다는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AI로 신사업을 개척, 침체된 통신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새로운 '캐시카우(수익창출원)'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박 사장은 이날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며 T전화나 T맵 등 성과가 나왔지만, 시행착오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라면서 “핵심 과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조직을 재정비했다”고 개편 배경을 밝혔다.

AI 사업단장은 이상호 SK플래닛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맡는다. 이례적으로 1971년생을 부문장급에 앉히며 '젊은피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이 단장은 AI 붐이 일기 한참 전인 2006년부터 네이버와 카카오에서 검색을 담당하며 AI 분야에 '잔뼈'가 굵었다. 검색은 AI와 기반기술이 유사하다고 알려졌다. AI기술 1·2본부장은 각각 박명순 미래기술원장, 이현아 SK플래닛 CC본부장이 담당한다.

AI 사업에 주력하는 SK C&C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도 내놨다. '정보통신기술(ICT) 총괄'을 신설하고 이호수 SK C&C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T) 총괄을 수장에 앉혔다. 이 총괄은 SK C&C가 IBM 왓슨연구소와 협력해 AI 엔진 '에이브릴'을 출시하도록 주도한 인물이다. 그는 왓슨연구소에서 20년 간 AI를 연구하기도 했다. AI 사업단이 SK C&C는 물론이고 IBM과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근거다.

박 사장이 플랫폼 대신 AI를 선택한 것은 고심의 결과로 보인다. 플랫폼은 사람이 몰려야 하는 데 번호이동 시장 침체로 기존 고객만 몰리는 한계가 나타났다. 뚜렷한 수익모델도 부족했다.

AI는 다양한 신사업이 가능하다. 인공지능 비서 '누구'를 넘어 자율주행차와 미디어,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사업영역과 연결고리다. 통신 소비 촉진은 물론이고 궁극적으로 커머스와 연결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AI 사업단은 빠른 시간 안에 플랫폼을 대체할 수익모델을 만드는 게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박 사장은 “최고 수준 기술과 생태계를 확보해야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면서 “우리가 가진 힘을 하나로 결집해 핵심 영역에 집중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박 사장은 SK텔레콤 고객중심경영실은 CEO 직속으로 옮겨 전사 관점에서 고객 경영 활동을 강화하도록 했다. T전화 등을 담당하는 커뮤니케이션(Comm.) 플랫폼사업본부도 서비스부문 산하로 이동, 이동통신사업과 시너지 극대화에 초점을 맞췄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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