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숫자에 불과해…과학기술계 70대 노익장 전성시대

“백년을 살아보니 인생의 황금기는 60세에서 75세까지더라.”

98세를 맞은 노철학자 김형석 교수가 자신의 책에 담은 이야기다. 100세 시대가 되면서 70대는 더 이상 '고령'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과학기술계도 70대에 왕성하게 활동하는 이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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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자 과총 회장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이하 과총) 최초 여성 회장으로 취임한 김명자 회장은 1944년생으로 올해 73세다. 여성이 사회에서 부딪치는 '유리천장'을 깨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케이스다. 김 회장은 1999~2003년까지 환경부 장관을 역임하며 최장수 여성 장관 기록을 세웠다. 2004~2008년까지 17대 국회의원을 했다. 지난해엔 과총 이사회에서 최초 여성 회장으로 선임되며 올해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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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취임한 조무제 한국연구재단 이사장도 김명자 회장과 동갑인 1944년생이다. 조 이사장 역시 '나이의 한계'에 넘어지지 않고 능력을 발휘한다. 그는 연간 4조5000억원에 달하는 연구개발(R&D) 예산을 집행하고 관리하는 중책을 맡은 연구재단을 이끌고 있다. 조 이사장은 2003~2007년까지 경상대 총장을, 2007~2015년까지 울산과학기술대학교(UNIST) 총장을 역임했다.

이충구 전 현대자동차 회장은 1945년생으로 올해 72세다. 현재 한국자동차공학한림원 회장을 맡으며 미래형 자동차 혁신기술 개발 전수 등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1969년 현대자동차 입사 후 2002년까지 약 30종의 신차를 개발했다. 1999년에는 현대차 사장 겸 통합연구개발 본부장을 거쳤다.

손욱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이사장도 1945년생이다. 손 이사장은 삼성전관(삼성SDI 전신)사장, 삼성종합기술원장, 삼성인력개발원장, 농심 회장 등을 역임하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손욱 이사장은 행복나눔125도를 설립해 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융합연구본부 기술경영솔루션센터 센터장을 맡아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 통찰력을 젊은 세대에게 아낌없이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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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코스털리츠 미국 브라운대 교수

해외에서도 과학기술자는 나이와 상관없이 70대에도 왕성한 활동을 한다. 지난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마이클 코스털리츠 교수는 1942년생 75세임에도 미국 브라운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2004년부터 고등과학원 계산과학부 방문교수로 간간이 한국 과학자들과 연구하고 조언했다. 지난해부터는 고등과학원 석좌교수가 됐다.

과학계 관계자는 “과학기술 분야는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에 적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술 축적과 통찰력도 필요하기 때문에 연구기간이 길수록 연구 역량이 향상되는 때가 많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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