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클라우드서 아마존과 MS 힘겹게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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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클라우드 총괄 임원인 그리너가 구글 클라우드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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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구글`이 힘겨워하는 분야가 있다. 컴퓨팅업계 화두인 `클라우드`다. 클라우드는 인터넷과 연결된 중앙 컴퓨터에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를 저장, 인터넷에 접속하기만 하면 언제 어디서나 이를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검색 시장을 장악한 구글이 클라우드 사업에서 아마존 과 마이크로소프트(MS)라는 선발 거인에 직면, 힘겨운 추격전을 벌이면서 대형 고객을 유인할 신뢰성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마존, MS와 비교해 클라우드 사업에서 구글의 `역부족`은 수치로도 나타난다. 도이치뱅크에 따르면 이 시장 세계 1위인 아마존은 `AWS`라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앞세워 지난해 122억2000만 달러 매출을 올렸다. `애저`라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MS는 24억~27억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구글은 아마존, MS보다 한참 뒤진 9억달러에 그쳤다. 아마존의 7.3%, MS의 37% 수준이다.

MS와 구글 매출은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365`와 `구글 독스` 같은 클라우드 기반 생산성 향상 툴을 제외한 금액이다. MS와 구글은 향후 2년 간 클라우드 매출을 두 배로 늘릴 방침인데, 도이치뱅크는 “MS가 구글보다 덩치가 더 크지만 성장률은 더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 시장 전문가는 “세계 클라우드 시장은 언젠가 1조달러를 기록할 만큼 급성장이 예상된다”며 “아마존과 MS에 대항해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구글이 보다 큰 성과를 얻으려면 대형 고객에 어필할 수 있는 신뢰성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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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클라우드 사업 강화를 위해 2015년 하반기 가상화 전문기업 VM웨어 공동창업자인 다이애너 그리너(Diane Greene)를 총괄책임자로 영입했다. 클라우드 사업 담당 직원도 계속 늘고 있다. 지난해 구글 사내에서 가장 많은 직원을 채용한 곳은 클라우드 사업부서였다. 현재도 약 1000명 정도를 추가로 고용 중이다. 새 직원은 헬스케어와 금융, 소매(리테일) 분야 전문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구글은 8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클라우드 콘퍼런스에서 대형 고객을 안심시킬 수 있는 성과도 공개했다. 이날 구글은 “글로벌투자은행 HSBC홀딩스와 HSBC를 클라우드 사업의 새 고객으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 아마존과 MS를 추격하기 위해 SAP와 파트너십을 맺었다고도 발표했다. SAP는 구글이 취약한 매출이 큰 대형 고객 분야에서 입지가 탄탄하다. 아마존 및 MS와도 이미 협력을 맺고 있다. 구글은 이날 머신러닝으로 동영상 물체를 인식하고 검색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도 공개, 관심을 모았다.

클라우드 분야서 구글이 보유한 장점은 방대한 네트워크 컴퓨터와 인공지능 툴이다. 때로는 아마존과 MS보다 낮은 가격도 제시한다. 그리너는 구글이 클라우드 분야에서 성장궤도에 들어섰다면서 “클라우드로 가려는 새로운 고객을 잡기 위해 아마존 및 MS와 수주 경쟁을 하면 구글이 대부분 이긴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아마존과 MS는 이를 일축했다.

아리엘 켈먼 아마존 AWS 마케팅 부사장은 “대형 고객이 발주한 클라우드 사업 수주전에서 최종 수주자 2인에 구글을 거의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저슨 알쏘프 MS 세계 커머셜 비즈니스 담당 부사장도 “구글이 우리와 수주전을 다투는 것은 20건 중 1건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구글은 “아직 게임은 끝나지 않았고, 갈길이 멀다”는 입장이다. 그리너는 “클라우드 시장은 이제 초기 단계다. 세계 데이터의 95%가 아직 클라우드에 올라오지 않았다”며 전의를 다졌다. 그는 언젠가 클라우드 사업이 광고를 제치고 구글 매출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 시장 전문가는 “아마존과 MS는 대형 기업과 관계가 깊고 광범위한 파트너 생태계가 장점”이라며 “구글이 아마존과 MS에 버금가는 거인으로 성장하려면 대형 기업과 앱 개발자, 클라우드 컨설턴트한테 신뢰성과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데이브 바톨레티 포레 포레스트리서치 수석 애널리스트는 “구글은 초대 받는 곳에서 자주 승리할 수 있다. 하지만 파티에 충분히 초대 받지는 못할 것이다”며 구글이 처한 클라우드 사업 입지를 설명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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