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인텔 독주 제동거나… 신형 CPU `라이젠` 돌풍

Photo Image
AMD 라이젠7 시리즈

AMD의 신형 데스크톱 PC 중앙처리장치(CPU) `라이젠` 시리즈가 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인텔 경쟁 제품과 비교하면 동등 성능을 내면서도 값은 절반가량으로 싸기 때문이다. PC 사용자 사이에선 라이젠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에서 최고`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AMD 국내 최대 총판인 아이코다의 이용수 대표는 7일 “지난달 23일 진행된 1차 라이젠7 예약판매가 하루 만에 완판됐다”면서 “정식 발매일자였던 지난 2일 밤 11시(글로벌 동시 발매)에는 구매자들이 매장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라이젠이 탑재되는 전용 메인보드는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에이수스, 기가바이트, MSI, 바이오스타, 애즈락 등으로부터 메인보드를 수입 판매하는 유통업계는 재고 우려로 초기 라이젠 발매시까지도 물건을 많이 들여놓지 않았다. 한 메인보드 수입업체 관계자는 “이 정도로 판매량이 높을 줄 몰랐다”면서 “1차 예판과 정식 발매 때 소비자 반응을 보곤 서둘러 주문을 늘렸다”고 말했다.

라이젠은 AMD 차세대 마이크로 아키텍처인 젠(ZEN)이 적용됐다. 젠은 이전 세대 아키텍처인 엑스카베이터 대비 클록당연산능력(IPC)이 52%나 향상됐다. 14나노 핀펫이 적용됐다. 물리적 제조공정 미세화로 전력 소모량이 크게 줄었다. 멀티코어 성능은 발군이다. 라이젠7은 기본 8코어에 16스레드(처리 단위)를 지원한다. 멀티미디어 인코딩이나 그래픽 랜더링 성능은 인텔 프로세서를 압도한다. AMD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CPU 성능을 측정하는 시네벤치 평가 항목에서 라이젠7 1800X는 인텔 i7 6900K 대비 39% 높은 평가 점수를 받았다.

가격은 절반이다. 고급형 데스크톱 CPU인 라이젠7은 1800X, 1700X, 1700 3개 모델로 출시됐다. 각각 공식 발매가격은 64만7000원, 50만6000원, 42만5000원이다. 최상위 라이젠7 1800X와 비슷한 사양의 인텔 i7 6900K 시장 판매가는 130만원대다. 라이젠7 시리즈 가운데 값이 가장 저렴한 1700 모델은 오버클럭으로 1700X급 성능을 낼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텔도 대응에 나섰다. 용산 부품 유통업체 관계자는 “인텔이 라이젠7 발매 이후 주요 제품 가격을 일제히 내렸다”면서 “1700 모델과 경쟁하는 인텔 i7 7700K의 경우 라이젠7 발매 이후 판매가를 4만원가량 낮게 책정해 팔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AMD가 오는 2분기 노트북용 라이젠을 출시할 예정”이라면서 “주요 PC OEM이 일반 데스크톱PC 소비자처럼 이 제품에 매력을 느낀다면 AMD 시장 점유율이 적잖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인텔은 세계 PC용 CPU 시장에서 9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