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만 해도 이번 주는 숨 가쁘다. 두 달 넘게 이어져온 헌법재판소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심리가 27일 종료된다. 헌재는 마지막 변론기일을 이날 오후 2시로 못 박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최종 변론에 출석하지 않기로 했다. 탄핵심판은 종착역을 향해 간다. 대통령 대리인단과 국회 소추위원단 간 공방도 절정에 달했다. 촛불과 태극기 집회로 양분된 국민 여론은 헌재 결정이 내려진 이후에도 한동안 생채기로 남을 듯하다. 최종 변론기일 뒤 심판문 작성 기간에도 이 문제는 깊이 고려될 것이다.
헌재도 헌재지만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 기한도 이틀을 남겨놓았다. 특검은 대통령에 시한부 기소중지처분을 내리고 막바지 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면서도 대통령 대면조사는 여전히 조율 중이라 밝혔다. 청와대 역시 대면조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행동으로는 보여주지 않고 있다. 특검 수사가 이대로 종료되면 대통령 대면조사는 탄핵 인용을 전제로 검찰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향한 야권 압박은 날로 거세졌다. 황 권한대행이 28일 자정까지 승인하지 않으면 특검 수사는 곧바로 종료된다. 만약 황 대행이 승인한다면 1회에 한해 30일간 연장된다.
검사 출신 법률가 황 권한대행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특검법 개정안 국회 통과가 무산된 뒤 공은 온전히 황 대행 쪽으로 넘어왔다.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지만 27일까지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승인을 해도 하지 않더라도 황 권한대행에겐 부담이 크다. 승인을 하면 보수층 반발로 지지층이 허물어질 수 있고, 승인하지 않으면 국민과 야권에선 `탄핵 대통령과 한 식구` 프레임을 걸 것이다. 어느 쪽을 택하든 강력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말 그대로 `양날의 칼`을 쥔 상황이다. 여러 여건이 부담스러운 건 틀림없다. 장고 끝에 내리는 그의 결단을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
하루하루가 대한민국 역사에 기록될 변곡점이다. 박 대통령도 황 권한대행도 그리고 8인의 헌법재판관까지 쉽지 않은 결단 앞에 섰다. 진정한 영웅은 결단에서 나오고, 결단은 세상과 역사를 바꿔왔다.
평범한 대중을 승자로 만들어 종국에는 자신도 승리하는 사람이 진정한 영웅일 테다. 우리는 과연 영웅을 만날 수 있을까.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