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퍼니 리뷰]<57>미디어텍

대만 미디어텍(Mediatek)은 퀄컴에 이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 점유율 2위를 달리고 있는 반도체설계(팹리스) 기업이다.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UMC에서 디자인하우스로 처음 설립되었다가 1997년 분사했다. CD-ROM 칩셋을 시작으로 DVD-ROM, DVD 플레이어 칩셋을 판매하며 성장한다. DVD장치 및 DVD 플레이어 대부분을 제조하는 중국·대만권 고객을 타깃으로 2002년부터 시장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후 휴대폰용 반도체로 사업을 확대하며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세계 반도체 업체 매출 순위에서도 2015년 기준 13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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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텍이 글로벌 반도체 기업 반열에 오른 기반은 모바일 AP였다. 퀄컴 등 세계 대형 반도체 기업이 기술력으로 무장한 프리미엄 AP시장에 집중해 연구개발에 주력하는 사이 미디어텍은 중저가 AP시장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2위 AP 생산업체로 성장했다. 상대적으로 저가 제품을 선호하는 중국 모바일 업체를 주로 공략했다. 미디어텍이 공급하는 AP가격은 퀄컴의 절반 수준이었다. 일명 산자이(山寒)폰이라 일컬어지는 짝퉁폰이 중국 휴대폰 시장에 활개를 치기 시작하면서 미디어텍 매출 신장세도 급증했다. 주고객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부상은 미디어텍 성장에 더 큰 날개를 달아줬다.

미디어텍이 단기간에 빠르게 성장한 것은 규모가 큰 시장을 우선 겨냥했기 때문이다. 기존 시장에 진입한 미국 대형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개발 기간을 줄이고 양산 제품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레퍼런스 디자인을 제공하는 전략으로 차별화했다. 그리고 짧은 기간에 대량수요가 예상되는 제품에 집중 투자하고 고객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저렴하게 공급하는 전략을 펼쳐 시장을 잠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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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텍이 대만에 소재한 기업이라는 지리적 이점도 급성장 배경이다. 파운드리는 물론이고 패키징, 테스트 등 반도체 후공정 기업이 대만 현지에 고르게 분포한다. TSMC와 UMC는 세계 반도체 기업이 생산을 맡길 정도로 전문 파운드리 기업으로 성장했다. 후공정 분야도 세계 시장 절반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세계 시장에서 대만 점유율은 상당하다.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지식재산권도 적극 확보했다. 2007년 디지털 이미지 처리 칩셋을 만들던 미국의 누코어(NuCore) 테크놀로지와 HDTV 칩셋을 만들던 한국의 K-WILL 코퍼레이션을 인수했다. 2008년에는 아날로그디바이스(Analog Device)의 오델로(Othello) 라디오 수신기와 소프트폰(SoftFone) 베이스밴드 칩셋 라인을 3억5000만달러에 인수해 휴대폰과 무선 통신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미디어텍은 지난해 2755억대만달러(10조160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에 비해 29.2% 늘어난 것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한 자릿 수 성장에 그쳤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미디어텍의 매출 70%를 책임지고 있는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업체의 성장 덕분이다.

미디어텍은 인도와 핀란드에도 법인을 설립하며 점차 해외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중저가 스마트폰 인기가 높은 인도에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미국 중저가AP시장 진출도 선언하며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AP시장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점은 걸림돌이다. 스마트폰 AP 출하 성장률은 2010년 정점을 찍은 이후 매년 조금씩 둔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 2년 성장률 감소폭은 상당히 컸다. 이에 따라 미디어텍은 TSMC와 사물인터넷(IoT)시장 공략을 위해 초저전력 공정과 특수공정의 공동 개발을 추진해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활용키로 하는 등 미래유망산업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미디어텍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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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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